VR 영화 '기억의 재구성'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기


지난 주 열린 KVRF(Korea VR Festival)에 VR상영관에는 여러 VR영화 및 다큐멘터리가 선보였습니다. 그 중 저는 <기억의 재구성>(김영갑 감독, 2017, 15Min)을 경험하였습니다. 

VR 영화가 가지는 특성은 가상현실 미디어의 특성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영리한 영화 문법의 실험이라는 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다양한 제작업체들은 실사를 기반으로 하든, 모두 그래픽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든 자유로운 시선의 이동이 가능한 공간안에 이야기를 적절하게 배치해 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한가득입니다. 




<기억의 재구성>또한 이러한 고민을 통해 찾은 몇가지 시도가 눈에 띕니다. 일단 기억이라는 것은 머리 혹은 가슴 혹은 추억이라는 것과 섞여 몽롱한 환상의 세계와 현실의 그 중간쯤 있을 소재를 잡았습니다. 그래서 기억의 부분을 추출하고 그것을 통해 사건을 풀어나가는 형사의 서사는 현실과는 다른 환상적인 제 3의 공간을 만들어 어리둥절하게도 하고 사방을 정신없이 둘러보는 자유를 만끽하게도 만듭니다. 


또한, 프레임이 없는 것이 특징인 VR콘텐츠에서 임의로 프레임을 덧 씌우며 회상장면을 편집해 구별한 것은 이 영화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레임이 없는 서사는 공간의 현장감을 배가시키지는 반면에 주목할 것과 주목하지 않아야 할 것의 구별이 모호해지고, 이야기의 편집적 기능이 많이 둔화됩니다. 그래서 서사가 단조로워지고 사건의 전개가 박진감을 만들어 내기에 힘든 감이 있습니다. 이는 최근 개봉한 아니쉬차간티 감독의 <서치>(2018)을 보면 극단적으로 드러납니다. 컴퓨터의 프레임은 다양한 사실에 접속할 수 있는 가장 큰 프레임이자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다양한 감각을 곤두세워 긴장감을 유지시킵니다. 그 속에서 가족의 사랑, 이민자 가족의 사춘기 소녀의 고립, 현대 기술의 다양한 이면과 놀랍도록 재빠른 정보 등, 약 100분여의 시간동안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프레임의 활용 뿐만 아니라 시점과 카메라라의 이동에 관한 고민도 눈여겨볼만 합니다. 관객은 사건이 발생하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형사를 따라 제 3의 관찰자였다가 종반에는 희생된 여자 주인공의 1인칭의 자아가 되어 사건에서 오는 진한 여운을 가지고 끝맺게 됩니다. 카메라는 고정된 위치에서 주변을 둘러볼 수 있지만 주로 정면에서 사건이 진행됩니다. 캐릭터의 움직임은 많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위주가 됩니다. 그러다 카메라는 수평, 수직의 이동을 한번씩 진행하게 되는데 이 때는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이야기의 흐름에서 중요한 지점에서 나타납니다. 여자가 뛰어내리는 장면에서 자유낙하를 경험하고, 여자가 이동하는 장면에서 거울과 마주하는 안타까운 장면에서 이동합니다. 


VR콘텐츠에서 스토리텔링의 전략을 찾는다는 것은 VR미디어 특유의 상호작용성의 특성과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수 있어 현전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장점 혹은 단점을 염두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서스펜스와 몽환적인 이미지 혹은 공포심을 불러 일으키는 콘텐츠는 어느정도 검증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현장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뉴스나 다큐멘터리의 가능성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VR콘텐츠 중 영화가 영화라는 장르의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섣부른 판단은 어렵더라도, 다양한 매체가 교집적으로 향유되는 현세대에게 VR미디어에서의 콘텐츠의 다양한 문법을 고민하는 것은 분명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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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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