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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특집이 필요한 때, <영화속 오컬트 X-파일>

by feelosophy 2011.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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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를 산발한 귀신이 '내 다리 내놔'를 외치며 외다리로 장정을 따라잡는 <전설의 고향>을 본 이후로 저는 '무서움'을 주제로 한 영상물은 잘 보지 않습니다. 그 이미지가 며칠동안 제 꿈 속에 나타나서 도대체 잠을 잘 수 없었거든요.

하지만,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될 즈음에는 이렇게 오싹한 영상을 보고 소름한번 돋아보아야 더위가 좀 들어갈것도 같습니다. 그만큼 간이 커진 어른이 되었다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실제로 무서운 것을 보고 느끼는 신체 감각이 추위를 느낄 때의 반응과 흡사해서 더위를 날려주는... 이라는 표현이 어느정도는 맞는 말이라더군요. (관련글)

최근에도 <고양이>, <미확인 동영상>과 같은 공포물이 개봉을 했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하지요.

한번 공포물을 보겠다고 마음먹었다 할지라도, 말도 안되는 엽기 살인이 반복되는 그런 영화는 보고 싶지 않아요. 이왕이면 온 몸에 힘이 들어가서 영화가 끝나면 지치게 되더라도 이야기에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는 그런 류의 공포 영화(장화홍련이나 여고괴담 등)를 보고 싶습니다. (아니면, 미스터리한 신비를 담은 그런 류의 새로운 시각을 필요로 하는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오컬트란

오컬트(Occult) 또는 비학(祕學)은 물질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 · 초자연적 현상, 또는 그에 대한 지식을 뜻한다.

라고 나와있습니다.

선혈이 낭자하고 이유없이 사람을 죽이는 사이코패스가 등장하는 그런 영화보다는 신비적이고 초자연적인 현상에 의해 분위기로 압도하는 그런 종류의 공포가 오컬트적 공포영화라고 할 수 있겠지요.

<엑소시스트>류의 영화가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정서로는 속앓이, 한(恨)을 다룬 <전설의 고향>도 여기에 들어가겠죠. 이해할 수 없지만, 왠지 납득할 수 있고 그래서 더욱 슬픔과 분노와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공포스러움. 빠지지 않는 진한 냄새가 나는 듯한 그런 영화말이지요. 

애니메이션을 주로 보다가 이런 종류의 영화를 보면 일단 화면을 채우는 색상이나 예리하고 차가운 음향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요. 그래서 자주 보지 않게 되지만, 그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기위해 내세우는 것들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편입니다.

이러한 영화들의 오컬트를 정리해 놓은 책<영화속 오컬트 X-파일>을 우연하게 보게 되어 그 속의 내용을 살펴보면, 엑소시스트, 흡혈귀, 구미호, 늑대인간, 좀비등을 다룬 영화들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그 중에는 영화의 시퀄과 프리퀄들이 그 공포의 지문을 간직한 채 오랜 시간동안 이어진 것들도 있습니다. 이런 영화들은 이를테면 <엑소시스트>는 초자연적인 현상과 종교 혹은 세상의 문제를 대립시키는 등의 굵직한 주제가 담겨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요. 비록 B급이라는 분류로 밝고 경쾌하기만한 상업영화와 구별된다 하더라도 말이지요.

이 책에서는 작년 여름 제가 아는 녀석이 여러차례 이야기 했던 <렛미인>이나 우리 나라 영화<박쥐><뱀파이어와의 인터뷰><울프맨>, 어렸을 적 인기를 끌었던 <강시>시리즈까지 다양한 영화들 속에 들어있는 오컬트적 요소들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영화를 분석적으로 보면 일단 재미없어지는데... 공포영화는 분석적으로 보기에는 너무 많은 체력이 들어서 가능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오늘 만난 <영화속 오컬트 X-파일>은 익숙하지 않은 장르의 영화에도 도전을 해보도록 만들어주었습니다. 마음 단단히 먹고 한번 도전해볼까요? 나오던 땀들도 쏙 들어가게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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