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해석/영화 리뷰

흑백영화 <프란시스 하>, 하하하 청춘이 그렇게 어른이 되는거겠지?

비로소 소장 2026. 9. 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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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27살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27살은 대학을 마치고 사회인으로서 본격적인 커리어가 시작되는 시기다. 누군가는 번듯한 직장에서 직업을 가지고 일정한 수입을 마련하며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앞가림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나이다. 한편으로는 아직 자기 꿈과 비전을 찾고 그를 위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을만한 시기다. 이 때를 우리는 청춘이라고 부른다. 나는 그 때의 나를 30춘기라고 불렀다. 만30살 나에게도 현실과 꿈 사이의 어떤 빈 공간이 가끔씩 숨통을 조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프란시스 하>는 푸르른 날을 뜻하는 '청춘'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흑백으로 된 영화다. 뉴욕의 무용단 견습생인 주인공 프란시스는 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직관적이고 계산 없이 충동적이다. 그래서 단짝 친구의 부재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안고 있다. 마치 나의 10살 딸처럼 말이다. 

 

 

친구와의 분리, 남자친구와의 이별, 무용단 견습생으로서의 위태로움 같은 심리적 압박 뿐만 아니라 당장 두달 뒤 비워줘야 하는 월세방과 바닥난 잔고는 돈없으면 뉴욕에서 예술할 수 없다는 말을 실감케한다. 

영화는 프란시스의 방찾기 여정으로 구성된다. 프란시스가 임시로 머무는 곳의 주소를 분기로 건너다니며 프란시스가 자기 삶의 현실을 마주하게 하고 그 속에서 점차 무게 중심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내는 연출인 것이다. 

또 흑백 연출은 컬러일 때는 눈에 띄지 않는 양감과 질감, 때로는 무게감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그늘진 마음을 드러내는 것도 쉽다. 

'너 나이들어 보여'라는 말은 어쩌면 27살에게는 긁히는 말이 되겠지만, 어쩌면 나이에 비해 철없는 프란시스의 허를 찌르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양가의 질문이 적절한 배우를 캐스팅한 것도 한몫했다. 

이 영화는 대부분의 영화처럼 결말 부분에서 포텐이 터진다. 

무용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겠다던 프란시스가 결국 자기 일상을 책임질 최소한의 벌이를 하면서도 안무가로서 새롭게 꿈을 펼친 이후 장면이다. 

마침내 자기가 머물 집을 마련하고 자기 집 우편함에 이름표를 넣는 장면인데, 풀네임인 프란시스 할러데이는 우편함 이름칸에 다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크기에 맞게 접어서 넣게 된다. 그래서 적힌 이름은 '프란시스 하'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다 하고 살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대한 갈망을 놓아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내 가슴을 뛰게 하고 나를 살게 만드는 꿈이 없다면 지금의 배부름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러니 나는 계속해서 꿈을 꾸고 싶다. 나의 꿈을 좇아 무모함을 감수하더라도 앞으로 나가보고 싶다. 다만, 나는 어른이 되었으므로 당장에 나의 삶에서 책임져야 할 것들을 무리없이 해낼 것이다. 

뜬구름이 되지 않으려면,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펼쳐내려면 비록 반을 접어서 가슴에 품었을지언정 나의 꿈을 지탱할 일상을 성실히 살아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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