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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문화 브랜드 리뷰/tv 방송 리뷰

<KPOP-star>, 차별화를 위한 세 가지

by feelosophy 2011.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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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그프로그램에서는 가수, 밴드, 연기자 심지어 아나운서까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뽑고 있는 요즘 방송 프로그램들을 꼬집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 동안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전혀 었던 것은 아닙니다. 각 방송사에서 끼를 가진 시청자들을 모아서 경합을 벌이는 일은 많아왔으니까요. 하지만 이전의 시청자들의 참여는 방송국 입장에서는 프로그램에 출현자를 손쉽게 구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였고, 프로를 위한 출현자 그 이상은 되지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요즘 등장하고 있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참여자들은 이전과 많이 다릅니다. 연예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고, 마이너에서의 경력을 갖추거나 이미 활동한 적이 있는 가수출신의 지원자들이 자신의 실력을 드러내는데 적극적이 되었습니다. 저 멀리 바다 건너에서 가수가 되어 보겠다고 진지한 꿈을 가진 이들이 즐비합니다. 그렇다보니 실력은 그전에 보아왔던 것과는 아주 다릅니다.


오늘 본 <KPOP-korea>(관련 기자회견)도 이러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계보를 잇는 것 같습니다. 물론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원조라고 불리는 <슈퍼스타K>나 나름의 인지도를 쌓아 시즌2를 내보내고 있는 <위대한 탄생>과는 구별되는 무언가가 절실했을 것입니다. 경제학에서 이야기 하는 사다리이론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들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꺼낸 카드가 아마도 한국 대표 엔터테인먼트 3사(YG, JYP, SM)를 전면으로 내세운 것일 겁니다. 이미 앞의 두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을 데려다가 가수로 데뷔시키기도 했던 한국의 대표 기획사, 그것도 대표들(양현석, 박진영)의 참여는 이 프로그램에 출현한 것만으로도 꿈의 기획사 오너에게 직접 자신의 가능성을 선보일 수 있다는 메리트가 되기 충분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참 뒤늦게 시작한 프로그램이지만 kpop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프로로서의 엔터테이너를 뽑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에 세간의 이목을 끄는 데는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간 유명 작곡가 혹은 실력파 가수들에 의해 1등을 가리는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위해서는 힘든 점도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미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한것 처럼 정말로 잘나가는 인기 스타를 만들 수 있는 기업적인 마인드로 프로그램을 대한다는 측면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1등을 가리는 것이 끝이 아니라 그들과 무엇을 만들어 낼 것인가가 중요하고 그렇지 못한다면 프로그램의 신뢰도는 무척이나 떨어질테니 말이죠.

그런데 흘깃 보기에도 그간의 프로그램 포맷과는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여타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심사위원들이 무대 앞에 앉아서 지원자의 노래와 춤에 이어서 심사평을 하는 것이 전부죠. 무대 위와 대기실 혹은 오디션이 끝나고 문밖으로 나와서의 감격적인 상황까지. SM에서는 대표(회장이었나요.)인 이수만 대신에 보아가 등장하여 심사위원 안에 여성을 배치시키고 가슴 벅차고 감동에 겨워 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슈펴스타K>에서의 모습과 많이 다르지 않다고 느낀 부분입니다. 심사평 후에, 자신의 합격불합격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는 것도 별반 새로울 것 없는 것이었죠. 윤미래대신 보아가 앉았고 윤종신 대신에 양현석이 앉아있다 정도? 상금도 비슷한 수준으로 3억이 되었습니다. 그나마 이렇게 색다름이 없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끝까지 보게 된 것은 아마도 <나는 가수다>도 쉬어가는 '중간평가'하는 주였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싶어요. (<나는 가수다>는 진짜 경연이 아니어서 시청률이 조금 떨어지는 주라고 하죠.)

이왕 포맷 이야기가 나왔으니 심사워원들의 역할론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굳이 프로그램에서 만들지 않아도 이미 이들은 개성이 충만한 사람들이죠. 그런데 서로 서먹해서 그렇다고는 하지만 보아와 양현석 그리고 박진영의 색깔이 충분히 드러나지 못하고 그저 잘하는 사람에게는 멍한 표정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잘하지만 개성이 없다'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위대한 탄생>의 김태원이나 이승환처럼 좀 더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를 건네 줄 수 있는 스스로의 개성을 드러내기에는 아직 몸이 뻣뻣했다고나 할까요.

어찌되었건, <Kpop Star>는 처음부터 가수를 뽑는 것이 아니라 스타를 뽑는 것임을 견지하고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기본 실력보다는 훈련으로 자기가 가진 개성을 충분히 돋보일 수 있을만한 사람들을 뽑는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그동안의 프로그램 1위 수상자들의 이렇다할 행보가 눈에 띄지 않는 시점에서 적절하게 파고 들어온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꿈을 가진자들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대표들이 눈앞에 떡하니 앉아서 시작된 프로니까요.

그렇다면, 그 포부도 당찬 이 프로그램이 잘 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더 충족되어야 할까요? 목표가 다른만큼 그들을 데리고 만들어 나가는 형식도 과감해 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YG, JYP, SM의 개성을 한껏 드러내어 그들의 훈련이나 선호하는 음악과 문화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었으면 합니다. 이렇다 저렇다 정리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은연 중에 그들 3사의 음악을 구별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를테면 YG는 좀 껄렁껄렁한 뒷골목스러운 안예쁘지만 개성넘치는 가수들로 음악은 귀에 딱딱 붙습니다. JYP는 노래 첫 소절에서 박진영의 'JYP'를 듣고 신나게 흔들어내는 그루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스키니하고 바른 이미지보다는 좀 흐트러지고 엇박자인 야생의 냄새가 넘치는 파워풀함? 마지막으로 SM은 유영진의 영향때문인지 고음으로 내지르는 창법들이 비슷한 음악들이 많고 약간은 경쾌하고 다른 두 회사보다는 친근한 노래를 많이 선보이는 것 같습니다. 외모로 치면 가장 예쁘고 잘생긴 것 같구요. 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같지는 않더라도 이렇게 세 기업을 구분지을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이러한 개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심사위원들이 아닐까 합니다. 이수만대신 보아가 나온 것은 박진영이나 양현석이 이미 한국의 인기 가수 출신이었다는 점과 균형을 맞추어 춤과 노래뿐만 아니라  국내외에서 경험한 산업적인 측면까지 어필 할 수 있는 명분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에 좀 더 각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드러낸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야하지 않을까 해요. 어차피 그들 회사에서 함께 만들어질 스타라면 그들 브랜드의 문화와 개성적 합치도 중요할테니까요. (워낙 대표들이 앉아있다보니 객석에는 각 그룹 소속 가수들이 앉아있더군요. 그것만으로도 프로그램의 스케일을 띄우는 것 같은데, 그들의 문화와 그들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서의 전문성을 한껏 드러내어 차별화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노래 잘하는 가수가 아닌 스타성을 가진 가수를 뽑는다는 차별점, 그리고 그들을 진짜 스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들의 심사,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스타는 어떠할 것인가를 흥미있게 녹여내야만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의 홍수 속에서 서바이벌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정말이지 포맷까지 비슷비슷한 프로그램에 결과까지 엇비슷하면서 보는 내내 하품만 나는 재방송 프로그램은 더이상 보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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