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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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4D로 읽다 #02] 집안일은 소모인가, AI 시대의 삶을 지탱하는 기반인가 반복되는 가사 노동과 효율이라는 잣대효율과 성과, 명확한 지표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의 눈으로 가사 노동을 바라보면 참으로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깔끔하게 치워도 돌아서면 다시 어지러워지고, 정성껏 차린 식탁은 30분 만에 비워집니다. 눈에 보이는 단기적 수치나 성과로 남지 않다 보니, 대부분의 시간관리 서적에서는 가사 노동처럼 반복되는 일을 대표적인 비효율로 규정하곤 합니다. 서비스로 외주화하거나 가전제품을 활용해 최대한 시간을 아끼고, 그 시간에 더 '생산적인 일'을 하라는 충고를 자주 접하게 되는 이유입니다.사회를 작동시키는 숨은 인프라, '사회적 재생산'그러나 사회학과 문화학에서는 가사 노동을 단순한 집안일이 아닌, 사회 전체와 경제 시스템을 지속시키는 '사회적 재생산(Soci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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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4D로 읽다 #01] 24시간을 쪼개지 않고 포개어 쓸 때 비로소 시작되는 행복지도 1. 우리는 왜 늘 시간 앞에 죄인이 될까? "오늘도 계획했던 일을 다 못 끝냈네." "집안일은 쌓여만 가는데, 내 개인 시간은 대체 언제 나지?" 매일 밤 잠자리에 들며 이런 자책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퇴근 후 운동도 하고, 자기계발도 하고, 깔끔하게 청소된 집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는 일상. 우리는 매년 새해마다 이런 완벽한 하루를 꿈꾸며 명품 플래너나 유명한 스케줄러를 사들입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플래너는 빈칸으로 남고, 마음속엔 죄책감만 쌓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당신이 게으르거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표 위에, 내 삶의 수많은 역할들을 싹둑싹둑 잘라 넣으려 했던 '기존 시간 관리 방식의 잘못된 전제' 때문입니다. 2. 시간은 cut(잘라 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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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배태랑이 바라본 세상 <엄마 그거 기억나?> 배태랑의 유년 시절을 따라 걷다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봐도 괜찮을까?” 싶은 책이 있다. 배태랑 작가가 꾸준히 써온 『댕뇨일기』, 『나만 이렇게 우울할 리 없잖아』, 『무사히 지내자는 말과 함께』 같은 책에는 살아오며 느꼈던 솔직한 생각들이 꾸밈없이 담겨 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다 보면 가끔 나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 순간이나, 조금은 숨기고 싶었던 유년 시절의 한 조각을 조심스럽게 꺼내보게 된다. 가장 최근 출간된 『엄마, 그거 기억나?』 역시 그랬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자연스럽게 나의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 그때 함께했던 이웃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책은 얇지만 시작부터 강한 몰입감을 준다. 어머님이 갑자기 쓰러지고, 수술과 입원으로 평범했던 일상이 뒤흔들리는 장면에서 이야..
비로소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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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윌 파인드 유, 절대 능력이 없는 주인공이라서 좋아. 할런 코벤 원작 소설의 는 아들을 찾는 평범한 아빠의 여정을 담는다. 시리즈나 최근 방영을 시작하고 넷플릭스에서도 스트리밍 중인 처럼 CIA요원이나 남파 공작 북한 특수 비밀 요원같은 능력치를 갖지 않는다. 주인공 데이비드는 평범한 한 아이의 아버지였으나 자신의 아이를 야구방망이로 때려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다. 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무도 자신이 아들을 죽이지 않았다는 말을 믿어주지 않는 것에 더 상처를 받고 마음을 닫은 채 숨죽이며 살고 있다. 모든 증거(침대에 심하게 훼손된 아이의 시신과 그 DNA, 살해 도구인 야구방망이를 묻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자 증언)이 그를 살인자로 몰았고 친 아버지와 그의 오랜 친구조차 야경증을 앓고 있는 자신의 아들이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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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아름다움을 지우려 하는가: 〈더 뷰티〉(디즈니+, 2026)와 포르니 포르스트 (The Beauty)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 장르: SF, 디스토피아 스릴러 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바이러스처럼 전파하는 '더 뷰티'가 지배하는 세상을 그린다. 감염되면 누구나 완벽한 외모를 갖게 되지만, 그 대가로 생명은 불안정해지고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평생 비용을 치러야 한다. 이 세계에서 아름다움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선 생존의 기준이자, 견고한 권력이 된다. 욕망이 설계한 디스토피아 어쩌면 허무맹랑해보이는 설정이나 선정적인 장면으로 관심을 끌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는 단순히 미래 기술을 나열하는 SF가 아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수용해 온 '미(美)의 기준'을 정면으로 묻는 작품이다. 더 젊고, 더 매끈하며, 결점 하나 없는 상태를 향한 인간의 집착이 극단으로 치달았을 때 어떤 괴물이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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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의 두 얼굴: 〈아이 필 프리티〉와 〈파반느〉가 보여준 반짝임 영화 속에는 유독 잔상이 길게 남는 여자들이 있다. 객관적인 미의 기준으로는 '글쎄?' 싶다가도, 어느 순간 화면을 뚫고 나오는 광채에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이들이다. 그 빛의 정체는 이목구비의 조화가 아니라, 자신을 대하는 '태도'라는 필터에서 나온다. 자존감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났지만 전혀 다른 꽃을 피운 두 영화, 〈아이 필 프리티〉와 〈파반느〉를 통해 그 반짝임의 정체를 생각해본다. 르네의 근거 있는 착각 〈아이 필 프리티〉 먼저 〈아이 필 프리티〉의 르네는 외모 지상주의의 문턱에서 매일같이 '좌절'을 수집하던 평범한 여성이다. 그러다 스피닝 기구에서 굴러떨어지는 황당한사고를 겪은 뒤, 거울 속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변했다는 거대한 착각에 빠진다. 사실 변한 건 0.1mm도 없지만, ..
비로소 습관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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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아이에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훈육은 이기는 기술이 아니라 '함께 살 선'을 긋는 과정이다 어제 나는 '엉망인 엄마'였다. 그날 따라 아이의 산만한 학습 태도와 생활 예절 문제가 겹쳤고, 결정적으로 기초적인 문제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아이의 모습 앞에 그만 폭발하고 말았다. 공학을 전공하고 논리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그 '당연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의 눈동자가 답답하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감정과잉으로 점철된 언어와 태도, 그리고 놀란 아이의 눈망울. 늦은 시간까지 자책하며 지금 글에서 쓰려고 하는 부모의 훈육 목적과 태도에 대해 생각하였다. 이 글은 전문가로서의 조언이기 이전에, 어제의 실수를 딛고 아이와 다시 연결되고 싶은 한 엄마의 간절한 반성문이다.왜 사춘기 이전에 '훈육'의 기초공사가 필요한가 사춘기는 아이가 부모의 세계를 떠나 자기만의 세상을 찾아가는 독립의 시기이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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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3학년의 3월, 엄마가 읽어줘야 할 다섯 가지 변화 3월은 잠들었던 세상의 모든 색이 다시 피어나는 시기다. 부모와 아이에게는 가장 긴장되는 '새로운 항해'의 시작이다. 특히 초등학교 2·3학년은 단순히 학년의 숫자가 바뀌는 것을 넘어, 아이의 세계관이 확장된다.1학년이 학교라는 낯선 시스템에 몸을 맞추는 시간이었다면, 2·3학년은 그 안에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설계하기 시작한다. 슬슬 가방 속 준비물을 챙기는 손길보다, 아이의 관계와 습관 속에 숨겨진 '결'을 읽어주는 시선이 더 필요한 때이다.1. 친구 관계: '함께 놀기'에서 '선택하기'로저학년의 우정은 물리적 거리가 중요하다. 짝꿍이라서, 같은 모둠이라서 자연스럽게 맺어지는 관계였다. 2·3학년이 되면 아이들의 관계에는 '취향'과 '기준'이 중요해진다. 이제 아이는 누구와 시간을 보낼지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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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초등 4학년을 '전환의 골든타임'이라 부를까요? 초등학교 4학년은 아이 내면에서 조용하지만 분명한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시기라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제와 다름없어 보이지만, 어느덧 아이의 입에서는 "왜 이걸 해야 해요?" 혹은 "이게 정말 맞는 거예요?"라는 질문이 시작된다. 지시를 무조건 수용하던 어린 시절을 지나, 스스로 가치를 판단하려는 '자기 세계'의 문턱에 들어섰다는 신호다. 이것을 마냥 반항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규칙의 순응에서 규범의 내면화로 최근 학부모 총회에서 '규칙이 아닌 규범으로의 이행'이라는 화두를 접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떤 것을 하면 안되는지 규칙을 정하고 그에 따라 칭찬과 꾸지람을 하던 엄마이자 연구자인 내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 저학년 시기의 교육이 주어진 규칙을 물리적으로 준수하는 '훈련'이었다면, 4학..
비로소가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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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배태랑이 바라본 세상 <엄마 그거 기억나?> 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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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가 없어도 괜찮아 <행동은 불안을 이긴다.> 20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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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커리어우먼 엄마에게 무엇이 다를까?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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