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전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로 올해 일상의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대인간의 접촉을 막고 물리적 모임이나 이동을 자제하게 되었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인터넷으로 수업을 듣거나 회사 업무도 될 수 있으면 만나지 않고 처리하고 가능한 경우에는 재택근무도 하게 됩니다. 몇 차례 고비를 넘기면서 이 시절의 생활들이 다시 일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뉴노멀이라는 말로 새로운 일상이 평범하게 다가오고 관련한 산업이나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가상현실 관련 기술이나 콘텐츠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갖게 됩니다. 이미 1900년대 중반부터 가상현실의 철학, 기술, 심리학 등의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실제로 가지 않아도 가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통해 가상현실 미디어를 통한 경험이 실제 체험으로 치환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 요즘의 시대와 잘 맞습니다. 국가 간의 이동이 금지되고 축제나 공연과 같은 오프라인 문화활동이 사실상 정지상태인 가운데 유명 아이돌그룹이 온라인 콘서트를 통해 하루만에 벌어들인 돈이 백억이 넘는다는 기사가 낭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한류를 견인했던 다양한 해외 빅콘서트를 이제는 시기마다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 팬들과 실시간 소통의 시간을 포함시키며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고요.

이미 지난해에는 2023년까지 가상현실을 포함하여 증강현실 및 실감 기술 관련 산업 즉, XR산업을 증진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단순히 호기심에 일회성으로 끝나버리는 가상현실체험이 아니라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덕에 정교한 작업을 원격으로 진행하거나 세계 각국에 떨어져 있는 전문가들이 함께 프로젝트를 실시간으로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가상의 환경이 만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가상현실은 그 기술과 인프라 뿐만 아니라 관련 제도의 뒷받침, 사용자들의 리터러시 습득과 제작 방식의 효율화 인재양성등의 다양한 과제가 남아있고 특히 가상현실 콘텐츠의 새로운 특성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VR 콘텐츠의 최전선>이라는 책은 흥미롭습니다. 일본의 VR제작자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엮은 책은 한창 가상현실 콘텐츠의 대중화가 시작되는 2016년 즈음의 수준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간 디바이스와 관련 콘텐츠의 여러가지 사례가 풍부해지기도 했지만 실제로 콘텐츠를 기획부터 비용을 들여 제작하여 그 평가까지 경험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가상현실 콘텐츠의 이론에 상대하여 실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됩니다.

가상현실은 실제로 체험하기 불가능하거나 위험하거나 불편한 것들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큰 매력인데 그 점에서는 비용을 줄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일단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과 비용은 누구나 할수 있게 된 영상물의 제작과 비교할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실사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라면 360도 카메라로 촬영후 스티칭이라는 후처리 및 편집과정이 필요하고 해상도도 기존 영상에 비해 월등히 좋아야 합니다.  3D그래픽을 기반으로 제작을 할 경우에는 마치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듯이 돌멩이 하나 구름 하나를 생생하게 3D로 만들고 그 움직임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유니티나 언리얼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사물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계획도 가지고 있어야 의미있는 체험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처음 VR은 여러 기업들의 마케팅 홍보수단으로 선을 보였기에 낮은 수준의 상호작용이 가미된 VR영상을 제작한 저자는 콘텐츠의 수준과 그에 맞는 콘텐츠나 관련 디바이스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활용측면에서 플랫폼에 올리거나 홍보이벤트의 활용에서 얼마나 사람들에게 체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언급은 실제로 콘텐츠를 제작하여 그 효과를 측정하기 위한 여러가지 지표에 대해 생각하도록 합니다.

기술 수준은 점차 증가하여 시각과 청각 뿐만 아니라 촉각이나 가상현실 내에서 이동에 관련한 여러가지 입출력 장비들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정작 실제 세계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할 수 있으나 모든 것을 하지 않는 것 처럼, 가상현실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기술이 끝없이 발전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어쩌편 필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상현실이 필요한 분야에 맞춰 그 특성을 더욱 살릴 수 있는 디바이스를 고안하고 활용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장갑도 필요없이 손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장비가 나온만큼 거추장스러운 장비들을 홀가분하게 벗어버리고 신나게 원하는 체험을 필요한 체험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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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이 조용하게 입대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영화도 두편 찍어두고 드라마도 마무리하고 입대하는 부지런함 때문에 군대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큰 것 같아요. 처음 눈여겨본 게 김혜수와 김고은이 나왔던 <차이나타운>이었어요. 주연은 아니었지만 김고은의 삶에 한차례 큰 물결을 일렁이게 만들어준 인물이죠. 사슴같은 눈망울로 정말 순수를 연기했던 그래서 순식간에 찾아온 죽음이 더 큰 충격이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 선한 이미지를 그대로 예능 MC도 깔끔하게 소화하고 광고에서도 호감 이미지를 계속해서 만들어 왔다고 봅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도 결국 최후의 승자가 되기도 하였던 대한민국 대표 젊은 남자배우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은 배우죠.

우리나라 젊은 남자 연예인들에게는 쉬운 일만은 아닌 군대 문제는 대세인 가운데 가장 큰 해결과제가 아닐 수 없어요. 20대 루키에서 어느정도 위치에 올라서서 소탈하게 군대를 다녀오는 배우들도 있지만 시기를 못잡아서 아주 늦게 가야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죠. 김수현이 군대 가면서 예비역인 박서준이 올라서다는 뉴스를 보니 더 실감이 됩니다. 물론 시기적으로도 잘 맞아야 하겠지만 일단 연기력이 어느정도 되어야 겠지요. 게다가 두 배우는 이미지가 겹치는 배우도 아니라서 우리나라 배우 층을 다채롭게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정우성, 강동원, 원빈을 못놓고는 있지만 슬슬 남자 배우들 중에서도 세대교체 혹은 젊은 배우층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어요. 그런 가운데 박보검이 군대에 갔다는 소식은 새삼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남자 연예인으로 산다는 것, 인지도나 이미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가운데 군대에 다녀와야 한다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그런 생각에서인지 이번에 시작한 <청춘기록>이라는 드라마는 좀 더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순후한 캐릭터지만 드라마는 전작인 <남자친구>보다 더 좋았던 건 자기 삶에 대해 주체적이고 원하는 것을 찾아 솔직하게 행동한다는 점이 더 좋았어요. 자기 일에 진심을 다하고 열정을 보이는 것, 누군가의 남자친구가 아니라 스스로 스타가 되어 가는 주인공이 되는 것을 보는게 더 좋거든요. 가족이나 악덕 사장에게 쏘아붙이듯 말하는 대사들도 속시원하고 좋았고요.

 

어쩔 수 없는 상황과 또 군대라는 변수가 마치 극중의 사혜준이 아닌 박보검 자기 스스로를 연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더 몰입이 되는 것 같았어요. 박보검은 군대에 갔지만 혜준이가 남아서 박보검처럼 인기배우가 되어가는 성장과정의 결말을 기대하게 되는 것이죠. 어느정도 인기배우라도 다시금 리프레시를 해두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야말로 날것의 가능성을 심어두고 키워내는 과정을 대중에게 심어주는 것, 작품과 실제 배우의 완벽한 타이밍이 아닌가도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주원이 군대다녀와서 처음 복귀한 드라마<앨리스>도 눈여겨 보긴 했네요. 송중기, 김수현, 이승기, 이민호의 군대 복귀작에도 관심이 쏠린건 이들의 인지도가 얼마나 건재한가를 가늠하는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기에 군대 가기 전, 복귀 직후의 작품들에 온 신경이 집중될것 같아요.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했다는 것 더이상 풋풋함이 아닌 성숙한 남자의 인생을 연기해야 한다는 것 그들의 삶의 고개고개만큼이나 어려운 것임을 짐작하기는 어렵겠지요.

부디 건강히 군대 잘 다녀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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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예전보다 본방사수는 중요한 것이 아닌게 되었어요. 예전 모래시계라는 드라마가 할 때는 인기가 하도 좋아서 대부분 사람들이 집에 들어가서 드라마를 보는탓에 귀가시계, 퇴근시계라는 별명이 붙었답니다. 그런데 요즘은 본방아니라도 재방을 쉴새없이하기도 하거니와 VOD나 스트리밍서비스를 통해 거의 본방 바로 직후에도 내 스케줄에 방해받지 않고 콘텐츠를 볼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를 접하게 되고 보니, 그동안 관심은 있었지만 놓쳤던 드라마나 해외에서 들어온 인기 콘텐츠를 아주 쉽게 접하게 되었어요. 게다가 중간 광고도 없고 볼일이 있으면 멈췄다가 모바일이나 다른 장치로 이어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내 스케줄에 따라 보고싶을 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어느순간 언제든 볼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는 아이러니도 있습니다. 

요즘 넷플릭스로 해외 시리즈물을 보고 있는데 시즌1부터 시작한 관계로 최근공개된 시즌까지 보려면 한참이나 남았습니다. 밀린 숙제같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뭔가 창고가 넉넉한 기분이 들기도 해요. 또 예전 드라마 중에서 정말 좋았다고 생각했던 드라마의 한두편을 골라 보기도 합니다. 전체 회차를 보기도 하지만 그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 있으면 그부분만 찾아서 보기도 해요. 

그리고

예전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최근 관심이 생긴 배우의 예전 필모그래피들을 차근차근 캐기도 합니다. 왜 그 사람의 매력을 몰라봤을까 하는 후회도 조금 있고 그의 성장과정이 어떠한가를 살펴보는 재미도 있거든요. 이는 마치 콘텐츠의 캐릭터외에 현생의 배우를 뒷조사하는 기분이 들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캐릭터와 배우가 가진 성향이나 외모가 많이 관련지어지게 되는 것 같아요. 

아주 예전 모습부터 최근 모습까지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접하게 됩니다. 예전 했던 말과 행동이나 외모 변화같은, 그것을 가지고 팬들은 다시 편집을 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서 나누기도 해요. 비포와 애프터, 다른 연예인들과의 관계들과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자막을 써가면서 시간을 할애하는 거죠. 

 요즘은 이런 짤이나 영상이나 기사나 화보나 예전 콘텐츠나 음원을 가지고 너무 많은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세상이에요. 유투브에서 기존 콘텐츠의 재생산과 복제의 팬덤들의 날것의 이야기도 좋고, 뉴스나 화보같은 고도의 실력과 비용과 절차가 들어간 콘텐츠를 접하는 것도 좋고, 완성된 영화나 음반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도 좋고 이런 유명세로 광고를 찍게 되는 것도 좋고 배우나 가수 몇위, 연말 시상식의 특별 공연에 서는 것들... 모두 계속해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유통하는 일련의 일들이 모두 미디어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죠. 

가뜩이나 외부 활동이 없는 요즘, 집에서 오로지 온라인으로 미디어로 콘텐츠들을 즐기는데만 집중하다보니 물리적으로 체력적으로 활기가 떨어진 기분이 들어요. 

어디에 꽂힌 사라마들이 넷플릭스 포함 다양한 멀티미디어에서의 정주행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내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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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개 레시피 쓰고보니까 지난번 해먹었던 모듬전이 생각나서 짧게 적어보려고 해요. 전집에 가서 사먹는게 가장 맛있기는 한데 집 주변에 없으면 한참을 사러 나가야 하거나 포장해서 오는 동안 다 식어서 아쉬운 경우도 있고 비오는날은 삼십분을 넘게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럴바에요. 직접 만들어먹고 만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한번은 조만간 모듬전 한번 해봐야겠다 생각해서 마트에서 다진 돼지 고기를 사왔었습니다. 그래서 한팩 넣고 조물조물해서 오이고추, 깻잎에 넣어 부치고 했더니 의외로 맛이 있더라구요. 

일단 기본이 되는 고기반죽만 만들면 나머지 재료에 따라 이름이 둔갑하는 전이 탄생한다죠. 그냥 동그랗게 굴려서 부치면 동그랑땡, 깻잎에 넣어서 부치면 깻잎전, 고추속에 넣고 부치면 고추전이 되는 식으로요. 손이 좀 가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어려운 것도 아니라서 한번에 다 부쳐서 뜨거울때 바로 먹고 한접시는 냉동시키고 그랬습니다. 

이번에도 막걸리와 함께, 노릇노릇하게 한다는게 조금 탔지만 맛있었어요. 두번째 판은 곱게 나왔는데 사진이 없네요. 

고기반죽은 일단 다진 돼지고기가 들어가요. 동그랑땡에 소고기를 섞기도 한다지만 리타는 질보다는 양이고 합리적이라서... 패쓰합니다.

다진 돼지고기 한팩(300g정도)에 후추가루, 소금으로 밑간을 해둡니다. 두부 반모는 대충 잘라서 소금을 뿌려둡니다. 물기를 좀 빼두는게 좋으니까요. 고기와 두부에게 시간을 좀 주고 리타는 야채를 다집니다. 양파, 당근, 파, 마늘(부추나 버섯도 있으면 넣고) 최선을 다해 작게 다져줍니다. 볼에 고기를 넣고 두부는 물기를 꼭 짜서 넣고 다진 야채를 몽땅 넣어줍니다. 전체적으로 고기가 메인이지만 두부 좋아하면 두부 더 넣어줘도 좋아요. 재료들을 잘 뭉쳐지게 해줄 계란과 부침가루를 넣어줍니다. 부침가루는 1/3컵정도만 넣어줍니다. 넣은듯 안넣은듯하게요. 여기에 간장을 한스푼 넣어주고 요리수도 좀 넣어줍니다. 그럼 준비 끝이에요. 

야채와 두부때문에 반죽이 생각보다 많아요. 동그랑땡 몇개 굴려두고 큼지막한 오이고추 몇개 배갈라서 씨 빼두고 깻잎도 씻어서 물기 털어둡니다. 부침가루 묻히고 고기반죽 넣고 다시 부침가루 묻혀서 계란에 입히면서 바로 프라이팬에 들어가면 모든 공정이 끝이 나요. 

반죽만 준비되면 재료에다 담고 부침옷입히면서 굽는게 다라서 기름냄새만 조금 맡으면 생각보다 얼마 걸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집 프라이팬처럼 넓은게 아닌 일반 프라이팬으로 하다보면 몇개 올리지 않았는데 금새 차서 생각보다 번거로울 수는 있어요. 집에서 해먹는거라 고기도 두툼하게 넣어서 생각보다 잘 안구워질 수 있으니 골고루 잘 익히고 돼지고기다보니 나중에는 전자렌지로 한번 돌려서 먹기도 했어요. 

부침가루에 계란물이 있으니 남은 두부나 애호박도 전으로 부치면 구색이 맞춰진답니다. 여기에 분홍 소세지만 있으면 예전에 낙성대역 근처에서 먹었던 모듬전 그대로인데... 하면서 저녁 푸짐하게 먹었네요. 

그래서 결론은 모듬전은 만만하고 생각보다 돈도 덜 든다는것

고기반죽에는 생각보다 야채가 많이 들어가고 밑간이 중요하다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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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가서 잠깐 반짝하고 하늘은 가을날씨 시동거는 듯 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덥네요. 창문을 여니 바람이 불고 성미급한 단풍나무는 색깔 물들이기 직전입니다. 

오랜만에 블로그를 들어왔더니 글이 너무 없어서 소소하게 글을 적어보려고 하니 딱히 떠오르는 게 없어서 끄적이려고 해요. 일단 우리 가족이 다 좋아하고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음식 만드는 방법 나눌까 합니다. 

리타는 맛은 70점 정도에요. 아주 요리를 잘하는 편은 아닌데 요리를 금새 만드는 편이라 요리에 스트레스가 많이 없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벌이기만 좋아하고 뒤처리는 하기 싫어서 설거지가 세상에서 가장 싫었는데 요즘은 설거지할 때 뜨거운 물로 기름때 씻어내거나 음식물 쓰레기 처리하고 마지막 개수대 물로 씻어낼 때 기분이 좋은 것 보면 성격도 조금씩 변하나봐요. 

장마도 길었고 이래저래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간식거리나 안주가 필요할 때가 많았어요. 할 줄 아는 요리 가짓수가 많지 않다보니 늘 돌려막기식 메뉴였다가 치킨이나 피자 시켜먹고 안되면 고기굽고 하는 식이었는데 그래도 부침개는 중박 이상씩은 되어서 정말 할 게 없을 때는 냉장고 탈탈 털어서 부쳐 먹습니다. 

명절에 시골 내려갔을 때 친척들 먹으라고 차례상 올리지 않아도 하는 음식들이 있는데 그 중에 좋아하는 게 배추전하고 부침개에요. 동그랑땡이나 꼬지같은 차례음식처럼 손 많이 가고 얼마 안되는 음식보다 만만하기도 하고 부치면서 찢어먹는 맛도 좋아요. 

예전에 단골 파전집이 있는데 그집은 두툼하게 튀기듯이 만드는 파전집이에요. 왠만한 피자에 뒤지지 않는 비주얼과 밀도를 자랑하던 집이었는데 한번은 우연히 주방에 들어갈 일이 있었어요. 주인 아주머니가 소쿠리같은걸로 덮어서 지글지글 익히는 후라이팬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래서 리타는 먹어본 음식들 만들어본 음식들 어깨넘어본 음식들을 떠올리며 대충 반죽도 만들고 굽고 하는데요. 뻔한 레시피일수는 있지만 부침개 만드는 레시피를 공유합니다. 

우선, 반죽부터!

반죽에 들어갈 재료가 비슷한 크기로 썰어져 있어야 해요. 대개 새끼손가락 길이로 채쳐서 준비하는데요.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모두 적당히 채쳐서 넣습니다. 색깔 예쁘게 골라서 넣어요. 깻잎도 괜찮습니다. 청경채나 가지같은 물기 많은 채소는 넣지 않는게 좋아요. 대개 양파 당근이 들어가고 감자도 있으면 들어가면 바삭하게 구우면 맛있어요. 여기에 오뎅도 채쳐서 넣기도 하는데 많이 넣으면 바삭한 맛이 안날 수도 있으니 적당히 넣고요. 오징어나 조개같은것도 있으면 넣는데 확실히 넣는게 맛이 있습니다. 참치는 김치부침개 아니면 넣는거는 추천하지 않아요. 눅눅해지고 생각만큼 안맛있더라구요. 

반죽을 만들어봅니다. 일단 볼에 채썬 재료들을 담고 부침가루를 넣어요. 부침가루에는 소금간이 되어 있어서 별도로 소금을 더 넣지는 않습니다. 여기에 튀김가루를 섞고 있으면 전분도 조금 넣어요. 대개 비중은 부침가루 2.5:튀김가루 1 정도 넣습니다. 그리고 채썬 재료와 가루의 비율은 1:1정도 되는데 야채튀김같이 재료 본연의 맛이 좋은 분들은 가루를 조금 줄이세요. 

여기에 물은 찬물을 씁니다. 100ml씩 넣으면서 농도를 조절하는데요. 5장 정도 부칠 양이면 물은 400ml정도 들어가는 것 같아요. 토마토 쥬스나 슬러시 정도 묽기를 떠올리시면 되요. 휘저으면 휘저은 흔적이 나면서 무너지는 묽기. 너무 묽으면 질어서 바삭하게 안구워지고 반대로 물이 적으면 부드러운 식감이 안나고 속이 안익는 경우가 있어요. 

여기에 중요한 첨가물이에요. 소금간은 안하지만 여기에 다시다(멸치맛)나 요리수를 조금 넣습니다. 감칠맛을 살리면서 맛을 좀 풍부하게 하는 것 같아요. 여기에 참기름 반스푼, 마늘 다진 것 2-3알 정도 넣어요. 

기름을 넉넉하게 두르고 반죽을 얹고 잘 펴준다음 어느정도 구워지면 부침개 위에 기름을 두르고 뒤집어줍니다. 뒤집을 때 아래면에 기름이 없어서 윗면이 아래로 뒤집어질 때 기름을 미리 넣어주는 셈이에요. 스냅으로 부침개를 던지듯 뒤집을 때 저는 고무장갑을 끼고 뒤집어요. 손에 튀어서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까요. 기름이 많으니 적당히 뒤집개를 쓰기도 합니다. 

양파 썰어서 식초, 간장,참기름,고춧가루에 물을 좀 타서 찍어먹을 간장 만들어 놓고 막걸리 한통 놓으면 간식 준비 끝이에요. 

위 반죽만 만들어 두었다가 숙성되면 좀 쫄깃한 식감이 만들어지고, 반죽따로 후라이팬에 올렸다가 쪽파 위에 깔고 해물 얹어서 반죽 반국자 위에 올려주고 불조절하면 파는 파전처럼 만들어 먹을 수 있어요. 계란 노른자 풀어서 위에 토핑하면 색도 예쁘답니다. 

 

어제 먹어서 오늘은 부침개 패쓰에요. 

맛있게 만들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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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모처럼 공중파 예능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tvN, jtbc 뿐만 아니라 트로트로 대박을 친 다른 종편 프로그램까지 기존 공중파 예능의 영향력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개그콘서트는 폐지가 결정되었고 '1박2일', '러닝맨'도 예전만큼의 이슈몰이를 하지 못한다. 일단 공중파의 퀄리티를 능가하는 대체적 미디어가 늘어나기도 했고 언제나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보는 사용자의 미디어 습관도 공중파 프로글매의 파급력을 낮춘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중파 채널의 필요성은 크다. 높은 수준의 방송윤리를 준수하여 적당한 수위 이상의 콘텐츠를 제공받는다는 신뢰가 있는 채널이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발판에서 쉽게 사람들을 끌어들기거나 인상깊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그만큼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또한 많은 비용이 드는 콘텐츠 제작비용은 광고로 충당해야 하는데 그 것조차 충당하기 까다로운 것도 공중파의 어려움이기도 하다.

그래도 '무한도전'의 다매체 시도는 '고상한' 공중파의 기준을 지키면서도 시청자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 케이스다. 이 프로그램은 포맷이 없는 것이 포맷이었고, 출연자의 각 개성이 프로그램을 이끄는 주요한 축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나을 것 없을 것 같은 출연자들이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 것도 있지만, 그 결과물들을 오프라인 전시와 공연, 기념품 판매 기부 등으로 가공하는 세련미까지 유심히 본 기억이 있다.

같은 PD가 연출한 '놀면 뭐하니'는 초반 개인방송 BJ를 떠올리는 기획으로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그러다가 점차 유재석 단독 무한도전 포맷으로 변경되는 것 같더니 '무한도전'의 여러 캐릭터를 유재석이 분화하여 채워내고 있다. 일명 부캐(부캐릭터)를 양산하면서 여러가지 미션에 최선을 다하면서 어떤 것에는 기대이상의 능력을 어떤 것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인간미를 보여주며 다양한 면모를 드러내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알면서 속아주는 이런 일종의 놀이 현상은 유재석의 진정성있는 노력에 의해 판을 제대로 벌리고 그 속에서 관련된 여러 사람들의 캐릭터들과 융화되어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살아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하물며 다른 프로그램에 해당 캐릭터로 출연하고 본캐라는 유재석과 분리시키는 어법은 트랜스미디어를 통한 일명 '놀면뭐하니'월드를 계속해서 소비하도록 충동질했다.

이미 펭수에 의해 가상으로 만들어낸 캐릭터가 현실에서 버젓이 그의 서사를 이어나가는 것을 수용하는 분위기에서 뒤따라 김신영의 막내이모 김다비의 흥행으로 연결되는 튼튼한 중간 다리에 '놀면 뭐하니'가 있다.

기존 캐릭터의 진부함이나 경직됨을 버리고 새로운 캐릭터로 갈아타면서 부담감을 떨쳐버리는 놀이는 왕년의 탑스타인 이효리와 비의 출연에 자연스러운 촉매가 되었을 것이다.

비는 '깡'이라는 노래로 다소 민망할 수 있는 혹평에 의해 다시금 SNS를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점이었고, 비는 스스럼없이 이에 편승하여 스스로를 인정하며 긍정적인 여론을 만드는 데 성공한 시점과 맞물린다. 깡으로 놀림받는 비가 대인배의 면모로 긍정이미지를 획득하고 '화려한 조명', '꼬만춤', 귀를 꽂는 음악비트를 밈으로 다양한 방식의 놀이로 확산되는 가운데 '놀면 뭐하니'는 공중파의 인증을 붙여 비룡으로 날아오를 참이다. 

이효리는 '자유로우면서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기는 싫다'는 꿈을 실현시키기라도 하듯, '힐링','자연주의','명상' 등과 가까워진 철이 든 노는 언니 이미지에서 다시금 예전 인기 절정일 때의 모습으로 그 때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다 해보겠다는 의지가 보여 반갑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프로젝트 그룹명은 모두 쓸어버리겠다는 싹쓰리다. 개운한 어간 싹+THREE를 붙인 삼인조 혼성그룹인데 기존 룰라, 쿨, 스페이스A, 잼, 업타운 등 다양한 혼성그룹의 향수를 떠올린다. 남여의 넓은 음역을 사용하고 퍼포먼스도 강약이 들어가면서 정말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던 그 시절의 음악과 더불어 뉴트로감성, 중년의 대중문화참여의 다양한 이슈 가운데로 이들 싹3가 등장할 예정이다.

워낙 네임벨류가 있는 3명이고, 이들이 각각의 자리에서 가진 개인 채널을 통해서도 당연히 파급력이 커지게 될 것이다. 또한 음원을 통해 반복적으로 소비될 콘텐츠는 아마 짧아도 여름에는 더 이슈를 키워내지 않을까 싶다.

미용실 200개를 운영하는 성공한 사업가의 지리는 무대매너, 하늘을 나르는 비룡과 유일한 연습생 유두레곤의 스토리텔링이 조금더 완성도를 가지고 사이드 에피소드를 만들어 내면 좋을 것 같다. 광고든, ppl이든, 다른 매체를 통한 노출이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천연덕스러움을 조금 더 활발히 퍼뜨려서 이번 프로젝트가 제대로 놀이로 완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놀면 뭐하니'는 비아냥이거나 회의적인 투의 제목이 아니라 오히려 제대로 신나게 한번 놀아보자는 충동에 가깝다는 사실을 이번에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

정말 내 맘에 꼭 맞는 노래 몇개 나와줬으면 좋겠다. 신인 그룹과 함께 살떨리는 데뷔무데 꾸며줬으면 좋겠고, 이시국에 예전의 좋은 추억만 꺼내볼 수 있게 즐거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출처: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469&aid=0000503477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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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가족이 낯설다. 당연했던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어영부영 모른채 지났던 문제들이 수면위로 올라오기도 한다. 뉴스에는 아이학대와 가정폭력처럼 일상에서 조심스럽게 숨겨진 사건이 수면위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제각각의 템포대로 불편하면 거리를 두고 기분이 풀리면 가까웠다가를 조절할 수 있던 시기에는 적어도 약자에게는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였을지도 모른다. 조금씩 자신만의 장벽을 세우고 에너지를 비축할 시간을 벌어가면서 말이다. 그런데 마음대로 거리를 둘 수 없고 원하지 않게 함께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많아진 팬데믹 시절에 이들에게는 악몽이 따로 없을 것이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리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살가운 편이 아닌 가족이 함께 더 오랜 시간을 머물러야만 한다면 대부분 어색하고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수도 있다. 사춘기만 지나도 자식과 부모사이의 애정표현은 쉽지 않은데 말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가 더 와닿는듯 하다. 출가하고 독립한 자식이 있는 중년 부부의 삶이 황혼의 여유로움을 기대하기에는 한국 사회가 팍팍하기도 했고,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평범한 아빠는 당신의 젊은 시절 아버지들에게서 다정함을 배우지 못했다. 딱 내가 이들의 딸 쯤 되는 나이고 보니, 우리 엄마와 아빠의 삶을 생각하게 되었다.

엄마 아빠가 스물 다섯인 시절의 사진을 본 적이 있다. 한껏 그 시대의 멋을 부린 청년은 지금보아도 곱고 예쁘고 멋진 모습으로 자신감 넘치는 포즈로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바람이 불어 머리칼이 얼굴을 간지럽히는 감각 하나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표정으로 생기있고 자신감있고 편안해 보였다.

사춘기를 지나고 점차 활동 반경이 넓어지면서 나의 우주였던 부모님은 한없이 작아졌다. 그 시절부터 관심사는 오직 나 혹은 전혀 알지 못하는 타인이 되어 버렸고 엄마와 아빠 그리고 동생에 대한 생각은 늘 보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꽁꽁 묶어둔 채 열어보려 하지 않았던 듯 하다.

4회까지 진행된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는 막장드라마에서나 볼 것 같은 소재(불륜, 동성애자, 바람)를 가족 구성원에 대입하면서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를 각성시킨다. 그만큼의 충격적으로 대입된 평범한 가족의 민낯에 '내가 정말 아는 것이 없었다'는 놀라움과 함께 알려고 노력하지 않은 게으름, '알리지 않은 상대방에게의 서운함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왜 엄마는 졸혼을 요구하는 것일까. 왜 아빠는 자살을 기도하려 한 것일까. 혹시 아빠는 외도를 해서 숨겨둔 자식이 있는 가, 언니는 남편의 비밀을 알면서도 묵인한 것인가, 대놓고 바람을 피는 썸남의 대시를 왜 뿌리치지 못하는가 등등 아직 드러나지 않은 여러가지 갈등과 충격과도 이어질 이러한 복잡한 퍼즐을 마치 나의 이야기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고민으로 가만히 맞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 가족은 아버지가 기억상실증에 걸려 22살 청년이 되버린 상황에서 각성된다. 아버지가 자신들보다 어린 청년이 되고 보니, 부모님이 처음 만나 가족이 되었던 38년 전의 생기와 자신감 넘치는 청년의 모습에 새삼 놀란다. 그에게는 누구보다 사랑한 아내가 있었다. 자식들은 삶을 되돌아 보게 되는 사건이 되었고 하필 자신들에게도 들이닥친 위기에도 가족 서로를 보듬어 이겨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꼭 무슨 일이 있어야만 새로운 국면이 만들어지는 드라마가 아니라도, 우리 일상은 매일매일 가장 가까우면서도 멀리 미뤄두는 가족과 함께있다. 그 일상에 드라마로 간접 각성된 마음을 돌려 가족간의 관심과 이해를 표현해보는 용기를 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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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살랑 부는 바람결에 자연스레 춤을 추듯 여유로운 코스모스같기도 하고,

솔향이 은은하고 듬직하고 기대고싶은 그늘을 드리우는 소나무같기도 한

예연옥 선생님의 시집이 나왔다.

 

좋은 기회로 서예를 잠깐 배우게 되었는데 차를 우리고 다과를 하는 동안 나눈 이야기가 붓으로 화선지에 선을 그은 시간보다 곱절은 큰데, 사실 그 이야기를 하러 선생님의 다묵실을 찾곤 한 듯 하다.

그 때가 바로 요즘과 같은 여름철이고, 장마철이라서 비가 정말 장대처럼 쏟아붓는 때가 있었는데, 우산을 썼지만 도통 소용이 없을만큼 거센 비속을 뚫고 생쥐골로 다묵실에서 차를 마시던 기억이라든지 보기에는 강단있을 것 같지만 알고보면 속이 여리군요... 라며 내 본성을 꿰뚫어버린 이후 무장해제된 기억이라든지, 얼마 되지 않은 제자에게 애정어린 수묵화를 수놓은 부채를 선물하시던 단아한 미소라든지, 인사동 전시에서 신새대 감성을 화선지에 녹여놓은 작품을 대할 때라든지...

시집 자향먹, 딸 손솜씨와 콜라보로 진행된 북콘서트도 흥미로웠다.

 

이 시집을 읽으며 여러 이미지가 머리속을 지나갔다.

책 표지에는 이른 문구가 적혀있다.

'마음의 균형을 잡고 천천히 원을 그리며 비우는 아픔으로 처년의 흔적을 새긴다.'

백년이면 오래 살았다는 인간이 천년의 흔적을 새긴다는 것은 자못 큰 과업이건만 이 선생님의 글이라 고개가 끄덕여진다. 시서화에 애정과 열정을 가진 분의 머리와 가슴에서 나온 문구를 직접 쓰신 글씨가 아닌 활자로 대했는데도 이렇게 좋다.

 

시 중에 특히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시가 있었는데 여러 생각이 오갔다.

결혼과 출산과 육아는 나의 생활에 더해져서 두껍고 복잡하고 때로는 괴로울 때가 있는데, 그럴 수록 부모님 생각이 더 많이 났다. 당신들도 나를 낳고 키우면서 많은 시련과 고통이 있었겠지. 당신들에게 나는 얼마만큼의 기쁨을 드렸던가.

이번 휴가에 친정 부모님과 멀리 사는 동생네가 잠깐 들어온 김에 짧은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엄마 아빠께 더 좋은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

 

산만한 와중에

얇고 글수가 적은 시집은 마음을 다스리기에 정말 제격이다.

영상과 다른 텍스트의 묘미가 있고, 소설과 다른 상징이 있어서

나의 상황과 나의 맥락에 맞춰 얼마든지 깊고 넓게 해석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다.

가끔은 단어 하나,

한구절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기도 하고 다짐을 세우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이 시집 <자향먹>에서 강하면서 온화한 마음가짐을 새겨보려고 한다.

친필싸인본, 잘 보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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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아이와의 주말 나들이를 영상으로 만들어서 유투브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나 자기 자식은 사랑스럽고 특별하다고는 하지만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게 아까워 영상으로나마 남겨두고 싶은 평범한 엄마의 마음이기도 하고, 혹여 아이가 특별한 재능이 있다면 이 쪽(?)으로 나가볼 요량도 없지 않았습니다. 물론 장비빨도 편집술도 그닥이라 구독자수나 재생수가 한 두자리를 맴도는 게 현실이지만요.

그래도 네살배기 아이는 잠금만 풀려있다면 엄마나 아빠 스마트폰에서 유투브를 열고 원하는 영상을 플레이시킵니다. 보다가 중간 광고가 나오면 최소 시청시간이 지나면 바로 그만보기를 눌러버리고 몇살 많아보이지도 않는 똘똘한 아이가 등장하는 유투브 콘텐츠를 시청합니다.

어제는 잠을 자려는데, 거울을 보면서 '그럼 빠빠! 꾹꾹 눌러주세요!'하는 BJ흉내를 내더군요. 아마 구독이나 좋아요를 눌러달라는 마지막 인사말을 흉내내는 것 같았는데 그 모습이 무척이나 신기하기도 하고 능청맞은 모습이 웃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 책에서 말하는 포노사피엔스 원주민이 바로 내 앞에 있구나 싶더군요.

다행히 저는 미디어 기술의 수혜를 받고 자란 세대입니다. 대학때 인터넷이 본격화되어 다음이니 프리첼이니 네이트니 야후니 하는 플래폼의 이메일이란 이메일은 섭렵하고 하두리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 채팅을 하고 아이러브스쿨로 몇해 지나지 않은 초중고 동기들을 만나 첫사랑을 확인하거나 미니홈피에서 썸남의 일상을 염탐하는 요즘의 SNS의 시작을 경험했지요.

삐삐에서 씨티폰은 건너뛰고 PCS로 넘어왔다가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기기를 옮겨오면서 '8282' 또는 '482482'등의 제한된 숫자로 보내는 삐삐 메세지를 만들어 내는 것부터 기호들로 조합된 이모티콘을 재미로 만들고 그당시 고가의 공학계산기에 게임 프로그래밍을 하고 놀았던 세대입니다. 워크맨에서 CD플레이어를 거처 MP3에서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총망라한 세대이면서 SNS의 열렬한 중독자들로 모바일 마케팅의 주타깃이 되는 게 바로 우리 세대입니다.

장황하게 늘어놓은 이들 경험처럼 마치 응답하라 시리즈의 한 시절의 편린이 곳곳에 녹아 지금의 나를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건, 이제는 부정할 수 없는 게 바로 미디어 기술을 통해 우리의 삶이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같은 공간에 있어도 카톡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고 전화대신 어플로 짜장면을 배달시키는 시대이므로 이 시대의 의사소통법이나 예절에 대해서 인색하게 굴어서는 안된다는 이 책의 주장은 적극지지합니다.

<포노사피엔스>는 저처럼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4차산업, 비즈니스의 전문가로 소개된 최재붕 교수가 쓴 책입니다. 공학을 베이스로 기술을 기반한 산업과 문화에 대해 해박한 덕력을 뽐내는 것이 무척 멋져보이더군요. 같은 학부 전공에 문화콘텐츠 전공을 통해 문화브랜드와 문화기술에 관심을 갖는 연구자로서도 물론 멋진 분이라 여겼습니다.

4차산업이라는 큰 테마 안에서 빅데이터, 핀테크, 인공지능과 공유 경제 등 다양한 이슈를 쉬운말과 사례를 통해 풀어 놓은 책이라 이 주제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합니다.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사피엔스 최재붕 지음, 샘앤파커스

 

단순히 핸드폰을 갖다대거나 흔들면 결제가 이루어지고, 이런저런 절차없이 지문이나 홍체인식만으로도 신원조회가 되는 시대에 오히려 사람들은 자기의 시간을 더 만들고 창의적이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내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로그래밍을 배울 때, 자바라는 언어에서 캡슐화라는 용어를 본 적이 있습니다. 마치 기계 부품처럼 어떤 기능을 하는 부분부분을 덩어리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이해했는데, 점점 기술은 이렇게 사람들에게 더욱 간단하고 간편하게 캡슐화가 되고 서로 모듈로서 조합이 되거나 따로 또 기능하는 효율적인 모습으로 탈바꿈 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기술로부터 촉발한 기술은 통신망을 타고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학습하며 그 데이터를 불려 나가더니 이제는 스스로 미래를 예상하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주변의 사물들은 서로 통신하면서 마치 살아있는 대상처럼 사람들과 소통하며 인간의 삶 속에 하나의 인격체처럼 자리하기도 합니다.

오히려 이런 시대에 사람들은 개인으로서 또다른 사람으로서 혹은 또다른 사물로서의 입장과 맥락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단순히 즐기고 이용하는 온갖 기술들에 인색해지지 않고 가끔씩은 집요하게 분석해보는 미디어 아침운동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는 것에 조금은 유해지기로 했습니다. 그걸로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고 편집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고 그 결과를 함께 플랫폼에 올려 보는 것, 이런 과정을 일상에서 경험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당장, 잠시 손 놓았던 유투브 계정을 좀 살릴 궁리를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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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만큼이나 여자들이 두고두고 하는 이야기가 바로 아이 낳을 때의 고난한 순간들의 기억 덩어리일테다.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는 여자들조차도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알게 모르게 큰 공포일지도 모른다. 첫 아이를 낳는 순간은 마치 내가 다른 차원으로 잠시 빠져있다가 돌아간 느낌이 드는데, 차라리 그 어벙벙하고 우물쭈물한 내가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 아픔을 아는 자가 어찌 그 고통을 다시 겪으러 병원에 가겠는가. 

아무리 한국 여자들이 자기 몸, 특히 성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내놓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그 가운데서도 평균 이하였던 듯하다. 여자성기는 빙산의 일각처럼 바깥보다는 안쪽에 대부분 들어있을 뿐더러 자기 성기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 작정하고 봐야 볼 수 있는 구조이니까.

<질의 응답> 니나 브로크만, 엘렌 스퇴겐 달 지음/ 김명남 옮김/ 열린책들 2019

 

나름 과학과목을 좋아해서 물화생지 안가리고 공부를 열심히 했다. 잠깐 학원에서 과학과목을 가르치기까지 했으니 생물시간 특히 사람의 생식에 관한 단원을 가르칠 때면, 남여 성기의 구조와 기능 임신과 출산에 관련한 신비한 일정에 관히 무덤덤한 척 해야했다. 

마침내 임신을 하고나서야 산부인과 병원에 주기적으로 내 몸을, 정확히는 나 아이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진단받았다. 그때마다 지겹게도 나의 질, 자궁, 난소에 대한 여러가지 진단과 시험을 맞아야 했다. 사회 통념상 나는 노산에 속하는 임산부라서 이것저것 더 많은 검사를 해야했는데, 콩알만한 아이가 점점 커져서 내 배가 불러오고 입덧과 먹덧과 소화불량과 불면증 등등의 여러가지 몸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했던 시기가 무척이나 우울해질판이었다. 

이것보라니까. 처음 이야기한 것처럼 여자들은 아이 낳은 이야기가 구구절절일 수밖에 없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질의 응답>은 북유럽 노르웨이의 두 산부인과 의사가 쓴 여자 성기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을 내놓은 열린책들 정도의 출판사나 되니까 이런 책을 표지도 예쁘고 제목도 묻고 답한다는 의미와 여자 성기를 의미하는 '질'에 소유격 어미를 붙여 보는 센스를 선보였다. 

책에서는 단지 생물시간에 배운 성기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것을 나열하는 정도가 아니라 사회 통념상 잘못 가지고 있는 선입견들에 대한 것들을 하나씩 파헤치는 편이라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유럽쯤 되면 우리보다는 개방적일 줄 알았는데 그 곳 역시 여자들이 자기 성기에 무지하고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읽으니, 역시 생김새와 사고방식은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보기 힘드니 알 수 없고 알 수 없으니 숨기게 되고 숨기다보니 잘못된 생각이나 사고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증명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요즘들어 여자들은 자기 몸을 더 적극적으로 가꾸고 생리, 임신과 출산에 대해 주체적이고 공론화하야 이야기 하는 빈도가 많아졌다. 아이를 낳아본 여자, 나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확실히 임신 출산 전보다는 자유롭다는 걸 느낀다. 이것은 내가 아줌마가 되어서가 아니라 내 몸, 내 성기에 대해 더 자세하고 자주 만나보았기 때문이고 그래서 내 몸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아직 어리고 무지한 여자 아이들에게 서로가 또는 이성이 심어주는 그릇된 상식에 휘둘리지 않기를. 자기 몸에 호기심을 가지고 그 호기심을 통해 자기 성찰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멋진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아무래도 그 시작은 이 책을 한번 읽고라면 조금은 쉬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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