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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문화 브랜드 리뷰/tv 방송 리뷰

[드라마 리뷰] 내남편과 결혼해줘, 박민영에게 더이상 고고한 복수는 없다.

by feelosophy 2024.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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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선과 악의 대결에서 선이 불리해 보인다. 누군가와 부딪치는 것 부터 선에게는 불편한 일이라 대결, 복수를 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것 부터가 일인데다 그 복수의 방식에도 정정당당하면서 다른 이들에게는 피해가 가지 않아야 한다는 단서가 붙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선의 승리는 고단하고 그 결실은 더 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tvN 월화 드라마 <내남편과 결혼해줘>는 이러한 부조리의 현실에서 선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이 각성하는 장면에서 통쾌함을 주는 구석이 있다. 주인공인 강지원이 옷과 헤어, 메이크업을 하고 나타났을 때 사람들이 대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에 좋아할 일이 아니지 아니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하여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런 방식이 맞다'는 말을 하는 부분이었다. 

그렇다. 대결을 하려면 내 기준이 아니라 상대의 기준에 맞는 방식을 따라야 한다. 그들이 보여지는 것으로 사람들을 현혹하고 상대적으로 나를 고립시킨 것이라면 내 속의 진짜를 통해 진가를 알아차리기도 전에 사람들은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그들의 방식대로 나의 진짜를 알아차리기 편하도록 그들의 방식에 맞게 접근하는 변화를 주는 것이 어쩌면 현명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남편과 결혼해줘>는 동명의 웹툰을 드라마로 전환한 것이다. 박민영과 나인우, 이이경, 송하윤이 주역을 맡았는데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 면에서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시대적 배경이 2009년이었떤 원작과 달리 2013년으로 바뀌었고 등장 인물의 직업과 관계가 조금씩은 변화가 있었으나 시간을 거슬러 다시 10년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설정과 배신한 남편과 친구를 향한 복수, 그를 돕는 유지혁의 로맨스가 그대로 유지된 편이다.

게다가 박민영의 메이크 오버 장면에서 등장한 화려한 모습은 암환자를 연기하느라 39kg까지 감량한 박민영의 여리여리한 옷태 덕분에 드라마에서 대리 충족하고자 하는 볼거리도 충분히 만들어 주었다. 특히 거짓 우정의 징표라고 할만한 짝퉁 귀걸이도 디테일을 다르게 하여 자체 제작하였는데, 친구에게 선물한 귀걸이가 사실은 명품을 흉내내려하지도 않은 수준의 조잡한 것이라 결국 선물한 친구의 실체를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어 관심을 끌었다. 

총 16부작 중 초반이 지난 가운데 나인우가 연기하는 유지혁이 어떻게 강지원과 함께 과거로 돌아갔는가에 대한 것과 어떻게 통쾌한 복수를 완성할 지에 대한 에피소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남편과 결혼해줘>의 제작진이 밝힌 기획 의도처럼 제발 앞으로 더 강하고 시원한 사이다가 이어져서 대리 만족을 더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로맨스는 판타스틱하게,
인과응보
는 속시원하게,
이 시대의 남과 여, 
우정, 연애, 결혼, 
그리고 시커먼 
욕심
들과 
무능, 배신, 통쾌한 극복
.
사필귀정
(事必歸正)!
모든 일이 결국 바르게 돌아가는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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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이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라지만 똥을 피하기만하면 그 냄새는 그대로 남는다. 그들이 스스로 없어지지 않는다면 그들을 치워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찌질한 남편과 거짓 우정으로 가스라이팅하는 친구를 향한 사이다 복수가 더 기대된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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