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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웰컴투 삼달리 등장인물 방은주, 열등감 부작용의 화신

by feelosophy 2024.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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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에는 조삼달이 조은혜가 아닌 자기 이름을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인물이 바로 방은주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 눈엣 가시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인물이다. 드라마 인물관계도에서 주인공 삼달이와 가장 멀리 위치하는 그녀는 모든 사건의 시작이자 끝이다. 이 불쌍한 캐릭터는 욕하면서도 내 안의 나를 투영하는 것 같아 아프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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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월컴투 삼달리가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듯하다. 여기에는 갑질 스캔들로 고향으로 돌아온 삼달리에서 자존감을 속까지 채워가는 삼달이의 모습을 통해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꿈과 따뜻한 우정과 사랑을 대리경험하게 만든다.

조용필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웰컴투 삼달리 OST들(단발머리, 꿈, 추억속의 재회)도 하나하나 좋고, 아예 조용필의 원곡으로 삽입된 돌고도는 인생, 마도요, 창밖의 여자, 모나리자, 그대 눈물이 마를 때 도 좋다.

가수 조용필과 동명인 용필은 삼달이가 용이 되어 떠난  개천을 지키고 이제는 삼달이도 지키고 결국 어른들의 아픔을 품어낸다. 이 이야기 가운데  조용필의 음악은 큰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 마치 아바(ABBA)의 노래로 맘마미아 뮤지컬을 만든 것처럼 웰컴투 삼달리 촬영지인 푸른 제주를 배경으로 한 편의 뮤지컬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삼달이 근처에는 소꿉친구 넷에 두 자매까지 사사건건 기분을 살피고 쓸 데 없는 오지랖에 덮어놓고 편을 드는 이들이 즐비하지만 방은주의 곁에는 언제 떠날지 모르는 삼달이의 전 남친 하나다.

조력자의 수에서부터 밀리는 것을 보아서도 갈등의 원인이자 대적자로서 너무 인색한 위치에 있다. 이 드라마에서 방은주의 내력담이나 서사를 알아갈 기회가 없어보이는데다 삼달이가 삼달리로 돌아가 또 다른 대적자로 부상한 친구 부상도와의 자기도 알지 못하는 삼각관계를 겪으며 용필이와의 사랑의 결실을 이루게 만드는 과정에서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웰컴투 삼달리에서 방은주는 중요하다. 

방은주는 어쩌면 조은혜를 바라보고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방은주는 경력만 많아 퍼스트 어시스턴트까지 올라온 인물이다. 자기에게 불합리하다고 하는 것은 하지 않고 득될 것만 좇다보니 여기 저기 오래 머물지도 못하고 그 이유를 다른 데서만 찾기 바쁘다. 겨우 조은혜 밑에서 2년을 버틴것이 다이면서 조은혜의 위치를 넘보더니 결국 실력이 아닌 스캔들로 거인을 쓰러뜨린다. 

SNS 등 여러 매체에는 젊은 나이에도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의 자랑이나 성공담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냥 부러워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만큼 내가 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생각에 그들을 깔보기도 한다.

그저 그들은 운이 좋았고 나도 얼마든지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매일 제자리다. 왜냐하면 생각만하고 무언가 행동을, 노력을, 그들을 열망하는 무언가의 꿈을 마음속에 품는 데 시간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은주는 자존감 넘치는 조은혜를 보면서 그의 결과물, 명예, 스포트라이트만 보고 그가 겪어온 인내의 시간과 고민과 노력의 시간을 스킵해버렸다. 그 스스로 그러한 시간을 보내본 적이 없었기때문에 결과물만 보고 자기의 과정을 생략해 버린 것이다. 

방송국 홈페이지의 방은주 등장인물 소개

 
새로운 시도, 도전은 좋으나 그 속에서 부딪치는 것들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지는 것이 제대로 된 승리자의 모습이다. 책임없는 도전은 방종이고 반란인데다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것을 모른다면 용서받을 수 없다. 

조은혜의 남자친구까지 뺏은 상황에서도 자존감이 채워지지 않으니 급기야 비열한 방식으로 조은혜의 명성을 가로채는 것에 성공하는 것 처럼 보인다. 자기의 능력은 그가 가진 허울을 뺏어 입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국 진짜는 조은혜가 아닌 조삼달이 가지고 가버린 후였다. 

어찌보면 자기가 덜 여물어 부족하다는 것을 지켜봐주는 이를 만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사회에서는 내가 못나고 못하면 들러리나 서라며 잘못한 점, 부족한 점을 일일이 알려주지 않는다. 대개 알려주어도 돌아오는 것은 오지랖이라며 꼰대로 몰아세워지고 다행히 순순히 받아들인다 쳐도 계속해서 해주어야 할 A/S가 이만 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른척 스스로 도태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조은혜는 방은주에게 어쩌면 꼰대가 되든, 얄미운 상사가 되었든 다른 실장들에 비해 2년이나 데리고 있었던 어른이었다. 다양하고 큰 기업들과의 많은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바로 옆에서 볼 수 있게 해주었고, 그 과정에서 스캐줄 관리며 컨셉이며 촬영방식이며 회의 조율에 관한 다양한 것들을 접할 수 있었다. 홀로서기를 할 준비가 되었다면 과감하게 자기의 책임을 다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당당하게 도전했어야 한다. 

노력도 없고 실력도 없으면서 엉뚱한 데서 변명을 찾고 엉뚱한 데서 자존감을 채우는 방식으로 근근히 시간만 흘려보내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도 은근히 많다. 어쩌면 나 자신일지도 모른다. 조은혜조차 조삼달이 가진 처음의 꿈과 순수한 열정을 뒤로 숨기고 조은혜로 살았으므로 방은주의 허영으로 빚어진 사태는 아프지만 오히려 다행이다. 그래서 환영받을 만하고 조은혜가 정말 멋진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웰컴투 삼달리 방은주는 어떻게 되어야 할까.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웰컴투 삼달리의 방은주는 스스로의 한계를 겪고나서라도 애써 외면한 열등감을 깨고 나가야 할 껍질로 보고 과감하게 부딪칠 용기를 가져야 한다. 열등감은 때로는 노력을 부채질하는 원동력이 되고 높은 자리에 올라설때의 겸손함으로 농축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디 말도 안되는 언론 플레이에 눈속임으로 명성을 가지려 드는가. 자기가 휘둘렀던 바이럴은 자기를 무너뜨리기에는 훨씬 더 강력한데 말이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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