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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문화 브랜드 리뷰/tv 방송 리뷰

해피투게더 다시 보기

by feelosophy 2011.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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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TV에서는 이런 광고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현빈이 하늘과 땅 차이라며 삼성 스마트 TV를 치켜세우고, 한편으로 원빈은 리모컨을 마치 그가 출현했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출하듯 현란한 액션으로 LG스마트 TV를 그럴듯하게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년 초만해도 우리나라에는 스마트폰을 가진 인구가 몇 만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일년이 지난 지금은 기계라면 경기를 일으키는 아줌마들까지도 스마트폰 속의 소셜게임에 빠져있는 상황이 되었으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스마트폰의 국내 도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작년 가을에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올해 말까지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400만명이 넘을것이라고도 합니다. 

   스마트폰부터 다양한 크기의 태블릿 피씨까지 등장하면서 이제 스마트 TV 시장의 선점을 위한 기싸움을 벌이는 지금,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내가 보고자 하는 방송을 볼 수 있고 원하면 편집도 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을 접고 공간을 펼치고 무한한 가능성때문에 어떻게 기회를 잡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행복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왠지 예전의 TV가 그리워집니다. 리모콘이 없어서 엉거주춤 몇발짝 다가서서 '드드드르륵'하며 채널을 돌리면서 중간중간 그 찰나의 순간에 보여지는 모습에 의해 시청을 결정하게 됩니다. 우리 아버지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보시면서도 중간중간 다른 곳을 틀어보는 습관이 있으신데, 사람은 누구에게나 새로운 것을 찾아보고자 하는 호기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호기심에 의해 알지 못하는 프로그램을 찾고자 습관적으로 채널을 돌려보는 것을  'Zapping' 이라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다큐멘터리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도 어느 장면 하나에 그야말로 '꽂혀서' 보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름을 들어보지도 못한 숨겨진 영화의 한장면을 보고 인생의 중요한 결심을 하게 만드는 것도 Zapping과정에서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숨겨진 어떤 흥미롭고 유익하면서 어쩌면 영감을 줄 수도 있는 프로그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꾸그런 유영을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놓치고 말지도 모르는 그 순간의 소중함과 우연 또는 운명처럼 만나는 그런 프로그램은 아무때나 원하면 볼 수도 접을수도 있는 지금에 비교하자면 너무 소중하게만 느껴집니다. 

 며칠 전 TV를 보다가 습관대로 다른 채널을 돌려보았습니다. TV 속에는 제가 좋아하는 유재석이 뽀글머리를 하고 앉아서 수더분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물론 <해피투게더>는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제가 채널을 돌리는 것을 멈추고 TV에 다가앉도록 만든 것은 인기스타들이 파란색과 분홍색의 실내복을 입고 출연자들이 불편한 의자에 공손한 자세로 앉아있는 모습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멋내지 않는 똑같은 복장을 하고 앉은 모습은 흡사 매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같이도 느끼게 합니다. 
 한시간 동안 같은 모습을 하고는 있지만 그 속에는 진솔한 이야기도 있고 재치있는 입담들이 넘치고 무릎을 마주대고 앉아 웃음짓는 친근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저를 즐겁게 합니다. 그런 즐거움이 그 파랗고 분홍의 사진같이 정적인듯한 화면에 그대로 베어들어 그짧은 순간이라도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늘 같은 글씨체를 포장에 쓰고, 유행이 바뀌어도 그 개성을 유지하는 하나하나의 상품과 같이 방송 프로그램도 그런 모습일것이라 생각합니다.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은 그 내용과 취지가 좋으면서도 그것을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지나치게 화려하게 꾸미거나 돈을 많이들인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잠시 잊혀졌던 인기 프로그램을 다시 애청하게 만들어 내는 <해피투게더>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오랜 기간동안 나의 일상을 함께한 그런 프로그램은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언제나 같은 모습을 하고 있고, 어떤 즐거움을 주는 지 그 즐거움의 성격을 알고 있지만 계속해서 흥미를 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R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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