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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행복하게 살기/여행& 맛집

발길따라 흘러흘러 '제주 올레 5길'

by feelosophy 2014.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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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따라 흘러흘러 '제주 올레 5길'

 

등잔 밑이 어둡다?

돌아오는 날 아침에야 리타가 묵었던 숙소가 제주 올레길 중 5코스에 해당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대부분의 일정을 마치고 마지막 날 돌아오는 아침 일찍 일어나니 계속 맑았던 제주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제주에서 비도 맞아보고 가는 가 싶은 생각에 아침 산책을 했습니다. 전날 밤에 봐 두었던 항구 쪽으로 빗방울 튀기면서 슬리퍼를 신고 터덜터덜 걸으면서 바다를 바라보니 검은색 돌이 비에 씻겨 더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어요.

 

 

그렇게 펜션들이 모여있는 곳부터 등대까지 총총 걸어가다보니 해녀들이 모여 도구를 손질하는 공간도 나타타고 길 한가운데 겁도 없이 나선 작은 게도 만났습니다. 정자가 있는 곳에서 먼 바다를 바라보니 검은 돌이 호선을 만들며 이어진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제주 여행의 마무리를 그윽하게 하는 것도 참 운이 좋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는 간단히 십분 정도 돌아보자는 생각이었지만 가다보니 길이 길었고 돌아오다보니 반대쪽 길도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잠깐 들어가보자고 생각했던 정말 조그만 오솔길을 돌아오니 백분은 족히 아침 산책을 하게 되었답니다.

 

 

 

제주의 올레길은 21코스에 복선으로 된 5곳을 포함해 26길이 있습니다. 대부분 제주 해안선을 따라 돌아오는 길로 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제주올레 사이트(http://www.jejuolle.org/)에서 전체 코스와 세부 코스의 내용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리타가 우연히 걸었던 길은 올레길 중 5코스에 해당하는 길이었습니다. 

 

 

 

올레5길은 제주 남쪽 서귀포시 동쪽에 위치한 남원포구에서 쇠소깍까지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리타가 걸었던 코스는 남원포구에서 큰엉입구를 지나 큰 리조트를 돌아 앞길로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오다보니 코코몽랜드도 보이더군요. 

 

처음에는 숨겨진 작은 공원을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는데 나무잎이 드리워진 좁다란 길을 따라 걸으니 해안으로 내려가는 난간과 계단이 군데 군데 나타나고 중간에는 둘러앉아 쉴수 있는 벤치들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계단을 내려 탁트인 바다를 바라보는 너른 발코니에 막연하게나마 이 길이 정말 혼자 걷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이렇게 용암이 흘렀다가 식어서 만들어진 독특한 형태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비가 내리는 이른 아침, 아무도 찾지 않는 그런 공간을 걷는 그런 기분 전해지시나요?

 

 

안녕?

 

 

이번 여행을 통해 정말 눈에 담고 귀로 듣는 이 경험을 한장의 사진에 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알게 되었어요. 물론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였지만 사진이 이렇게 초라하게 느껴지다니요. 구불구불 이어지는 이 난간들이 보이시나요? 저 아래 검은 돌들과 파도가 아침 이른 새소리와 어우러진 이 경험을 꼭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올레길을 뱅글 돌아온 지인들을 부러워하기는 했지만 이번 제주 여행은 휴식이나 휴양이었기에 줄이고 느끼고 즐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올레길을 돌아보겠다는 생각은 깊게 하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이렇게 우연하게 만나 길을 열어준 제주의 길, 그 중에서도 마음에 꼭 든 올레길 5코스가 정말 고맙게  느껴집니다.

 

쓸데없는 도전의식이나 무언가 대단한 성취감을 위한 걷기를 위한 것으로 오해했던 올레길 걷기는 사실은 이렇게 우연하게 누군가의 앞마당길로 들어서는 호기심과 유연함과 자연과 조화를 누리는 일종의 휴식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비가 내리고, 어떻게 일찍 일어나서 기꺼이 밖으로 우산을 받쳐쓰고 나간 것부터 남들 모르는 해안 숲속길의 냄새는 리타만 기억하는 걸로, 이렇게 자랑글을 마무리합니다.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문화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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