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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문화 기획

인연 혹은 친구가 된다는 것

by feelosophy 2013.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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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가까이 두어 친하게 지내는 이, 바로 친구입니다. 가끔씩은 친구라는 게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요. 어디선가 우스개 소리처럼 들은 소리로는 내가 꽈당하고 넘어지거나 황당한 일을 당했을 때, 큰소리로 웃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하더군요. 어색하고 서먹한 사이라면 그렇게 웃어 넘길 수 없다는 겁니다. 진짜 친구는 사실 그 다음 행동에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아직 어색한 친구라면 꽈당한 순간에 단순히 '괜찮으냐', '안되었다' 등의 말뿐인 걱정을 할테지만 친한 친구라면 무안을주며 웃었을지언정 바로 상태를 체크하게 되지요. 그렇게 되면 한 순간의 민망함에 함께 웃어 넘길 수도 있답니다.

 

사회생활을 하게되면서 친구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직장동료가 친구가 되기도 하고, 취미활동을 통해 친구를 만나기도 합니다.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동창인 친구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학교 친구는 우연히 같은 학교,같은 반이 되어 친구가 된 것이라면, 이렇게 사회로 온전히 하나의 개인으로 만나게 되는 친구들은 어떤 계기를 통해 친구가 됩니다. 앞의 친구가 운명같은 것이라면 뒤의 친구들은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것이죠. 또한 이들은 나이나 성향과 경험이 아주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친구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인간의 조건>, 각 출연자들은 살아온 과정에서 좋은 친구들을 떠올려보고 연락하고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생활과 일에 둘러싸여 오랜 친구들을 살피지 못한 마음이 울컥하기도 하고, 또 한 때 친했던 그아이의 안부가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적이기도 했어요. 소셜미디어로 많은 이들이 하나로 연결되었다지만, 시간으로 숙성된 진짜 친구는 더욱 만나기 어려워지고 있는 거은 아닌가 합니다.

 

 

 

제게도 그런 친구가 생겼습니다. 나이로 보자면 아마 친구들 중에 가장 많을겁니다. 하지만 지혜와 여유 그리고 경험은 말과 말 사이의 공백에서조차 묻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름을 부르고 기꺼이 존대해주어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선생님과 제자나 상사와 부하가 아닌 친구로서 편안한 오후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진짜친구 가짜친구를 구별하기보다는 먼저 내가 어떤 친구인가를 돌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혹시 어떤 친구가 생각만큼 진실한 친구가 아니라고 실망하고 상처를 받았다면 돌이켜 그에게 나는 얼마나 좋은 친구였나를 생각해보면 덜 실망스럽고 아프지 않을까 해요.

 

그리고 모두가 친구일 필요는 없고, 지금 당장 친한 친구가 아닐지라도 친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사람들이 꼭 있게 마련이니 조금 더 기다려보는 것이 필요할지도 몰라요. 오히려 저는 억지로 친했다고 생각했다가 상처받고 조금씩 각자의 거리좁혀나가는 본래 속도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오래친한 바로 그사람이 된다는 것은 축복이고 기분 좋은 일이라는 걸 오랜 서운함과 시기와 상처 후에나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티를 조금씩 더 내야 할 것 같습니다.

 

가을이 되니 감성에 젖고

사람이 그리운 리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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