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아이가 저학년에서 한학년 씩 올라갈 수록 친구관계가 아이의 관심사에서 비중이 점차 커지게 된다. 같은 반 아이들 중 친한 친구들이 생기고 다행히 그 친구들과 원만하게 잘 지낸다면 좋겠다. 여러가지 이유로 아이들은 서로 친해졌다가도 멀어지고 한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기도 한다.
갑자기 아이가 친구네 집에 놀러가겠다고 하였다. 아이가 갑자기 친구네 집에 놀러 간다고 하면 보내는 부모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친구가 자기네 집에 초대를 했다고 하고 며칠 전 부터 엄마에게 허락을 받았는지 확인을 하고는 데려다주려고 집을 나섰다. 아이가 정확한 친구 집을 몰라 물어보려고 전화를 거니 그 친구가 친척네 집에 가게 되어 놀 수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아이는 기대한만큼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나는 부모가 개입을 하는 것보다는 아이 사이에 약속을 잘 정하고 예의있게 잘 놀게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직접 그 친구 엄마와 연락을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두 세차례 허락을 받았는지 물어봤는지 확인을 하고 시간에 늦지 않게 데려다주는 길에 이런 상황을 마주한 것이다. 아마도 그 친구는 엄마에게 제대로 허락을 구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 아이의 엄마도 많이 당황하면서 안된다고 했을 듯했다. 그래도 만약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되었다면 바로 전화로라도 알려주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약속 직전 상대가 전화를 할 때까지 연락이 없었다는 것이 성인들에게는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에게도 친구네 집에 방문하고 또 초대하는 것은 어른들 사이에서도 부담될 수도 있고 또 조심스러운 것들이 있어서 이번에는 이야기가 잘 안되었던 듯 하다고 위로를 하였다. 대신 엄마와 신나게 놀아보자면서 외출한 김에 키즈카페며 공원 놀이터며 분식점이며 순회를 하였다.
다행히 시간이 흘러서 다시 친구네 집에 놀러 간다고 하였을 때에는 그 아이 엄마와 먼저 연락을 하게 되었다. 부담 스러운 마음을 잘 알기에 우리 아이가 너무 놀러 가고 싶어하는 것은 아닌가 한다고 말씀드리니 그 친구도 꼭 초대하고 싶어한다고 친절하게 말씀하셨다. 또 첫 약속 때 시골 내려가는 걸 아이가 몰랐었다고 오해를 풀어주셔서 잘 이야기가 되었다.
이번 기회로
아직 어린 초등학생 아이가 개인적으로 친구네 집에 놀러 가는 것이므로 고려해야 할 것들을 좀 생각해보았다.
먼저, 아이들이 서로 놀고 싶어하는 지 의사를 확인할 것(한쪽만 놀고싶어하는 경우는 상대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두번째, 어른들 사이에서 놀러 갈 시간과 집으로 돌아갈 시간을 정해둘 것(어른들이 모르는 방문, 어른 안계신 방문은 안됨)
세번째, 식사시간을 피해서 가되, 간식이나 집에서 마련해주시는 식사는 감사히 먹을 것
네번째, 아이에게 방문 예절을 잘 일러둘 것 (어른들께 인사 잘하기/ 아무 방이나 들어가지 않고 냉장고, 서랍 등을 열어본다거나 하지 않기/ 친구 형제나 자매에게도 예의있게 행동하기/ 음식을 먹을 때 식사 예절 지키기/ 친구 물건을 달라고 조르지 않기 등)
다섯번째, 엄마가 연락하면 잘 받고 약속한 시간에 잘 나오기
이번에 아이가 친구네 집에 방문하면서 파자마 파티를 하고 싶어했으나 첫 대면부터 잠옷은 조금 어색할 것 같아서 챙겨보내지 않았었는데 친구가 예쁜 분홍 잠옷 차림으로 맞이해줘서 너무 귀여웠다. 아이 잠옷을 챙겨줄 것을 하는 생각이 스치기는 했다.
아이 친구가 좋아하는 색깔로 작은 장난감을 두개 사고, 어른들 맛보시라고 롤케잌에 아이들 치즈빵 같은 간식을 들려서 보냈다.
어른들 사이에서도 대면대면 어려운 것을 아이들 친구 사이에서 그러니 엄마들이 뚝딱거리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더더욱 나처럼 아이가 하나인 집이라면 이런 상황이 자주 있었던 것이 아니라서 더 그런 듯 하다. 내 지인의 아이를 초대하는 것과 달리 아이의 친구를 초대하는 것, 또 방문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 모두 어색하고 긴장이 조금 되었던 것이다.
예의있게 행동해서 내 아이와 잘 지냈으면 싶은 그런 친구로 여겨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이번 경험을 통해 노심초사 걱정이나 부담감은 조금 내려놓게 되었다. 그저 아이가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엄마들의 마음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렇게 긴장할 필요가 있었나싶다. 그저 몇시간 아이 친구 놀러와서 맛있는 것 사주고 잘 지내는 것 슬쩍슬쩍 보면서 아이의 성장을 가늠하는 것일테니 말이다.
다음에 아이 친구들이 놀러 온다면 나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게, 어떻게하면 잘 먹고 갔다고 소문이 날지 고민을 할 것 같다. 우리집 예쁘고 고급지지 않아도 아이들이 편하게 와서 놀고 갈 수 있게 내 마음부터 편안해져야 할 것 같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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