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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동화같은 '양말 도깨비'

by feelosophy 2014.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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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같은 만화 '양말 도깨비'

 

어쩌면 소녀취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만화라 그 호불호가 조금은 갈릴 웹툰입니다. 소녀취향이라 하는 이유는 우선 리타가 집요하게 캡쳐해놓은 아래 이미지들을 둘러보아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수공예품으로 이루어진 각종 소품들과 각양각색의 등장 인물의 생김새와 의복, 건물과 간판 그리고 일하는 방식까지도 동화 속 밝고 맑은 이야기만을 들려줄 그런 느낌이 듭니다.

 

 

 

 

 

 

리타는 주인공 수진이를 보면서 익숙함과 낯선 느낌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예전에 인기 있었던 '프린세스 메이커'라는 게임의 등장인물처럼 아담하고 귀여운 느낌의 아가씨 모습이기도 하면서 수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센과 치히로, 산, 소피, 키키 등의 외국 이름에 익숙해져있다보니 이런 분위기의 만화에서는 왠지 외국의 이름이 등장해야만 할 것 같은 선입견이 그 낯설음을 만들어 낸 듯합니다.

 

 

 

우리말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지명에서도 나타나는데요.  주인공의 고향은 가장 작고 소박한 시골인 '눈꽃 마을'이고 주된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곳은 반대쪽의 '함박눈 마을'입니다. 게다가 고양이와 고래에 가지고 있는 신비스러움, 그들의 행동양식과 우리와의 관계 등 전설과 민담 등을 조심스럽게 녹여내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해리포터'나 '센과 치히로'에서처럼 자국의 미시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 기원이 딱히 우리나라라고 할 수는 없는 것들이지만 이러한 작가의 시도는 환영받을 만하다고 봅니다.

 

 

고향의 농장에서 일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다른 친구들과 끝없이 뻗어있는 기차길을 보며 막연하게나마 다른 곳으로 모험을 떠나보고 싶어하는 수진이. 결국 반대마을까지 일자리를 찾아 떠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리타가 최근 관심을 가지기도 했던 이른바 '여성영웅'의 여정이 시작되는 셈이죠. 물론 수진은 어머니와의 갈등에 의한 '모성분리'나 성공을 위해 저돌적으로 달려들지 않는 아직은 순진한 여자 아이일 뿐입니다. 이렇게 소녀가 등장하는 다른 애니메이션에서 처럼 결국 남자 주인공에 의해 자신의 소명을 깨닫고 좀 더 가치있는 과업을 달성하게 되는 스토리를 가져갈 것이라 예상이 됩니다.

 

'양말 도깨비'라는 이름처럼 늘 한짝씩 양말을 먹어치우는 도깨비가 가진 신비한 비밀을 점점 풀어나가는 것이 이야기의 줄거리가 되는데요. 아직은 그 실마리가 어떤 것인지 짐작하기는 어렵습니다. 다양한 종의 생물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살아나가는데. 빅풋 족의 거인족이 있는가하면 햄스터, 고양이, 개구리 인종에 거미처럼 팔다리가 두 쌍씩 있는 묘한 모습의 여인도 등장합니다. 그들의 대화에 드러나는 함박눈 마을의 개척시대 이야기, 양말 도깨비와 관련한 전설, 빅풋족과 관련한 소문, 함박눈 마을의 보온을 담당하는 고래가스의 미스테리 등이 한데 묶이는 지점이 양말 도깨비이며 그것이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 뿐입니다.

 

 

가장 고양이같으면서도 고양이의 습성에 반하는 꿈을 가진 라라입니다. 새침하고 내성적이며 고양이 세수가 전부이면서도 잠수복을 입고 잠수정을 타고 물 속으로 들어가보리라는 꿈을 가진 괴짜지만 훈훈한 남자 주인공이죠. 동화로 치자면 왕자님인 셈입니다. 물론 가진 것 없고 청소일을 하는 소심한 몽상가이지만요.

 

 

 

이 녀석이 바로 주인공보다 인기가 많은 '믕이' 입니다. 얼마전 실제로 이 녀석 인형을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보들보들한 질감에 풍성한 핑크 리본까지 달아서 실제 인형으로도 너무 귀엽고 예쁜 모습입니다.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라고 했던가요. 아이들이 읽을 것 같은 유치찬란한 동화체의 그림을 그리면서도 성인인 여자들이 모여 술한잔 하면서 삶과 사랑을 이야기 하고 지나간 찬란한 시절을 추억하는 부분에서는 단순히 이 웹툰이 그림만으로 아이들이 볼 것이라는 생각을 환기시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리타는 소녀감성을 품은 성인의 동화라고 해두겠습니다.

 

 

 

거인은 행동이 느리게 보이고 그 표정이 섬세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둔해 보이게 됩니다. 영화 '킹콩'에서도 그렇고 '아이가 줄었어요'를 보아도 그렇습니다. 서로다른 물리적 차원을 가진 이들이 함께 공존한다는 것도 판타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댓글에서 '멸치도 동화처럼 그렸다'고 한 그림입니다. 주인공 수진에게 사과의 뜻으로 라라가 건낸 멸치 꾸러미입니다. 이미지로 이야기를 전하는 이런 웹툰은 열마디 말모다 이런 하나의 장면으로 가슴을 데워주기도 합니다.

 

 

독자들이 '양말 도깨비'를 보는 이유는 탄탄하게 짜여진 스토리보다는 손맛이 살아있는 따뜻한 그림과 그 속에 가끔씩 등장하는 사람 냄새 진한 에피소드 들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기꺼이 참여해보고 싶은 껄한 세계가 한몫하고 있습니다. 테마파크에서 만나봄직한 모습의 먹거리 촌, 상점들 따뜻한 조명이 켜진 건물들이 그렇습니다. 이는 추운 외부와 분리된 커다란 돔 안에 들어앉은 도시를 표현하기에 그렇기도 합니다. 그래서 화면에는 항상 노란색 따스한 조명이 밝힌 밤거리만 등장하게 되고 그 속에서 따뜻한 먹거리, 저녁의 나른함이 주된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결국 정교하지 않은 스토리가 그 분위기와 어울려 적당한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긴박하거나 감정이 고조되거나 하지는 않는 것이 이 웹툰의 특징입니다.

 

 

 

 

거의 앞 부분에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실내를 이렇게 표현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하는데요. 동화책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깜깜한 밤, 하늘에 별이 반짝이고 다음날 출발을 설레게 기다리는 주인공의 소녀스러운 방. 이 한장면만으로도 이 웹툰의 사랑스러움을 드커버로 간직하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라라의 청소비품 창고 공간에 마련한 이 물고기 조명장치가 정말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믕이 인형 머천다이징 말고 다른 계획이 있다면 이 느낌의 스탠드도 기획해보면 어떨까도 싶을만큼.

 

 

 

 

모바일이나 PC로 만나보는 웹툰의 특성을 이런식으로 만나보기도 합니다. 주르륵 스크롤 하고 내려가야 하나로 완성되는 이 장면은 그 흐름을 기대하게 만들거나 그 규모를 확대해주기도 합니다. 다른 웹툰에서도 가끔 나타나는 것처럼 세로의 흐름을 그림을 가로로 눕혀 수평 확장으로 그려내기도 합니다.

 

크레파스, 색연필로 꼭꼭 눌러 공들여 그린 그림들이라 하나하나 모아서 작은 동화책을 스무권은 만들 수 있는 이 웹툰이 사랑스럽지 않을 수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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