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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전 창작의 비밀, 세 시간이 순식간!

by feelosophy 2015.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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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전 창작의 비밀, 세 시간이 순식간!

 

"너 솔직히 어릴 때 만화 많이 안봤지?"

같이 전시 보러 갔던 언니가 전시 후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하는데 눈을 흘기면서 묻습니다. 개인적으로 허영만전이 잘되는 것은 윤태호작가의 시너지가 있어서가 아니겠느냐는 리타의 말에 대한 촌철살인입니다.

 

허영만은 40년동안 200여개의 작품을 쏟아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화가입니다. 그 성실함은 물론 그 섬세함은 만화 좀 봤다는 사람이라면 이미 몸으로 느끼는 대목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 대작가에게 제자인 윤태호작가의 인기가 도움이 된다는 말을 했다고 언니에게 혼이 났습니다. 분명 어릴 때 만화를 많이 보지 않았을거라면서 그 아우라를 이렇게 모를수가 있느냐는 투였죠.

 

 

 

변명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근 웹툰을 중심으로 한 한국 만화에서 윤태호 작가를 빼면 왠지 허전하지 않은가 하고요.(리타는 윤태호 작가가 좋습니다!!!!) 게다가 작가 스스로도 작품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고 미디어 노출이나 SNS활동지수등이 무척 높다보니 아무래도 젊은 층(전시를 보러 올 가능성이 큰 사람들)에게 더 어필하지 않았느냐는 둥 장황하게 말을 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아직도 실없이 흥얼거리는 치키치키차카차카 치키치키 촉!! 으로 시작하는 <날아라 슈퍼보드> 애니메이션이나 <비트>, <식객> ,<타짜>, <꼴> 등을 보면 이미 허영만이라는 작가는 초신성입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서 허영만작가의 인생과 작품의 연대기와 그 특징을 어떻게 풀어놓았을 지 궁금했습니다. 전시의 주제, 공간의 구획과 동선, 콘텐츠 배치, 전시가 남겨줄 가치 등이 무엇인지 찾아보기로 결심했어요. 

 

그래서 전시장에 방문하기 전에 홈페이지 등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홈페이지: http://www.huryoungman.co.kr/)

전시장 도면을 보면 11개의 구획이 나눠져 있고 각 공간에는 반가운 허영만 만화 속 캐릭터들과 악수를 나누도록 합니다.

 

입장하면 우선, 허영만의 작품 연대기를 살펴볼 수 있는 실제 만화책들이 가득 꽂힌 책장을 만나게 됩니다. 허영만의 손을 오마주한 지문 구조물이 자리잡고 있는 곳을 지나면 어두컴컴한 장막 속 입체 캐릭터들을 만나보도록 합니다. 오직 조명은 그 캐릭터 입체 작품을 바라보고있는데, 그 안을 지나면 허영만 만화 세상이 펼쳐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랜드 브러시' 존에서는 허영만 작가의 각 작품 속의 명장면을 발췌하여 대형판넬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쯤되면, 만화를 하위문화 등등으로 내리보는 시선은 온데 간데 없습니다.

 

 이 전시가 열리는 곳도 바로 세종 문화회관이고 한가람 미술관에서 추상미술을 주제로 담은 다른 전시보다 더 주목받으며 열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어서 팝아티스트의 오마주나 각시탈의 원화를 정신없이 감상할 커다란 방을 만나기도 합니다. 만화방에 놀러온 것마냥 주욱 늘어진 그 만화에 빠져 감상이 아니라 탐독의 장이 펼쳐지는 진풍경이 되었어요. 역시 사람이 비교적 적은 평일 이른 오후에 방문한 것은 행운이 아닌가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허영만 작가와의 인터뷰를 꼼짝않고 바라보다가 그의 작업책상을 눈에 담으려고 애쓰기도 했고, 슬슬 적어내려간 글씨로 만들어 둔 시간표에 '작업' '작업' '작업'이라는 글씨를 통해 스스로의 일상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에서도 언급되었던 허영만작가의 만화일기, 만화를 그리기까지의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한 만화레시피로 전시를 마감하게 하는데요. 기력이 다해 마지막까지 만화를 그리겠다는 말에서 그 자부심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만화그리는 허영만입니다.'라는 소개말처럼 멋진 소개가 어디 있을까요. 리타는 '문화기획하는 리타입니다.'라고 어디서나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허영만 작가의 과거 작품들을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은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각시탈이 이렇게 오래 전 작품인 줄, 그것도 3년 내 성공하지 않는다면 만화를 그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젊은 허영만이 5개월만에 감격을 맞도록 했던 그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부터 수확입니다. 또한 위의 그림에도 등장하는 저 불상한 사과를 베어 문 남자에게 꽂히기도 했고요. 

 

각시탈의 한정 복간 출간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도 진행되고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참여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tumblbug.com/ko/hur)

 

 

 

<날아라 슈퍼보드>가 요즘 방영된다면 아마 가장 인기가 더더더 많았을 사오정입니다. 입을 벌리면 몸에서 나방이 상대를 괴롭히는 무기를 가지기도 하고 복불복 뿅망치를 가진 외골수 캐릭터입니다. 다시 방영이 된다면 아무래도 박명수가 더빙하면 딱인데 말이죠. 리타도 이 포토존에서 이런저런 포즈로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물론 다른 포토존에서 전시장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담아볼 심산에 사진을 찍어 두었어요.

 

 

 

영화화 된 작품들을 만나보는 공간입니다. <비트>에서 정우성이 뚜벅뚜벅 걸어나올 것만 같은 그 하나의 벽을 마주하고 직접 읽어보지도 않았던 만화책을 상상합니다. 학교 아카이브에 있었나...를 곰곰히 생각해보면서, 얼른 허영만작가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찾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투수의 포즈를 취하면서 재밌게 사진을 찍어보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이 작품도 영화로 만나보았네요.

 

 

 

이 사진을 찍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마지막 전시장을 나오기 직전, 아이 몰라! 하면서 찍었습니다. 저 한정판 판화 작품들은 정말 진지하게 구입을 생각중입니다. 100쇄만 있다는 저 작품들 중 77번을 가지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안그래도 꽂힌 저 남자의 눈빛을 어찌 잊을까 싶습니다. 악보와 어우러지는 그림이나 숨은그림찾기같이 재미있는 작품도 있어서 정말 소장가치가 높아보입니다. 아래 입체작품들도 생동감 넘치는 모습이었습니다.

 

전시장을 나오면 다양한 기념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 내용은 바로 다음 포스팅으로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글이 다소 길어지는 것 같아서요.

 

 

 

전시장 들어가기 전, 짐이 많으시면 바깥 화장실 쪽에 위치한 라커를 이용하시면 편리합니다. 100원짜리 동전을 넣어 이용할 수 있어요. 나중에 돌려받게 되니 무료로 쓰는 셈이죠. 포토존이 있으니 핸드폰이나 귀중품은 챙기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전시장 바깥쪽 포토존입니다. 리타도 재미난 사진 여럿 찍고 돌아왔습니다. 장장 세시간을 둘러본 전시는 개인적인 추억을 되돌아보거나 알지 못한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기도 하고 만화에 대한 인생에 대한 새로움에 대한 여러가지 상상을 순식간에 재생하느라 지루할 새 없었네요.

 

 

 

 

<허영만展 창작의 비밀>은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7월 19일까지 전시합니다. <지브리전>이나 <팀버튼전>의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바로 그 공간에서 '맞아! 우리나라에는 허영만이 있었지'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성스런 전시를 만나볼 기회를 가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허영만전시 기념품 간단하게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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