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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해석309

흑백영화 <프란시스 하>, 하하하 청춘이 그렇게 어른이 되는거겠지? 인생에서 27살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27살은 대학을 마치고 사회인으로서 본격적인 커리어가 시작되는 시기다. 누군가는 번듯한 직장에서 직업을 가지고 일정한 수입을 마련하며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앞가림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나이다. 한편으로는 아직 자기 꿈과 비전을 찾고 그를 위한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을만한 시기다. 이 때를 우리는 청춘이라고 부른다. 나는 그 때의 나를 30춘기라고 불렀다. 만30살 나에게도 현실과 꿈 사이의 어떤 빈 공간이 가끔씩 숨통을 조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는 푸르른 날을 뜻하는 '청춘'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흑백으로 된 영화다. 뉴욕의 무용단 견습생인 주인공 프란시스는 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직관적이고 계산 없이 충동적이다. 그래서.. 2026. 9. 3.
넷플릭스 <들쥐>, 짝퉁 명품을 가지려고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넷플릭스의 를 정주행했다. 대사의 반을 차지하는 욕설에 대한 거부감이나 '그렇게까지 할 일이었을까'싶은 안타까움같은 것이 불호의 원인이라면, 진짜와 가짜의 대립에 몰입하다가 그 진짜와 가짜가 전복되는 순간의 충격이 이 드라마를 볼만한 것으로 만드는 지점이었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언뜻 의 남자버전인가 싶다. 가짜 명품을 진짜보다 더 그럴듯하게 만드는 사라를 시기하고 그래서 유명한 대사 "진짜와 구별할 수 없는데 어떻게 가짜라고 할 수 있죠"라는 말로 진짜를 넘본 가짜 사라는 죽임을 당했다. 또 하나 공통점이 있는데, 이 진짜라는 것마저도 진짜일 수 없다는 지점이 가짜들을 폭주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의 사라는 가짜 명품을 만들었고, 문재는 원래 문재의 대체자였기 때문이다. (여기부터 스포일러 있어요.)그런.. 2026. 9. 3.
[전시] 예연옥, 서화로 풀어낸 천자문 이야기 - 고전에서 가장 최신의 새로움을 찾다. 천자문 모르는 사람 없다. 옛 서당에서 울리는 아이들의 하늘천~으로 시작하는 그 음율을 대부분은 아는 것이다. 그러나 이 천자문이라는 것이 '천지현황天地玄黃'으로 시작하는 것은 아는데 '언재호야 焉哉乎也'로 맺는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모를 것이다.그래서 이번 전시가 친숙하면서도 생소하다. 그래서 새롭고 흥미로웠다. 선생님과의 인연은 선생님의 다묵실이 홍대에 있을 때 잠시 글씨를 배운것으로 시작하였다. 또 내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하는 손솜씨 작가의 어머니이기도 해서 귀한 인연으로 간직하고 있다.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지난 8월 중순 열린 예연옥 선생님의 이번 전시는 중국 문자 중 초기 글자의 사물의 형상과 의미를 직접 담아낸 상형적 특성을 지금의 시각으로 드러낸 작품들로 구성하였다. 40여년 간 글씨를 .. 2026. 8. 20.
아이 윌 파인드 유, 절대 능력이 없는 주인공이라서 좋아. 할런 코벤 원작 소설의 는 아들을 찾는 평범한 아빠의 여정을 담는다. 시리즈나 최근 방영을 시작하고 넷플릭스에서도 스트리밍 중인 처럼 CIA요원이나 남파 공작 북한 특수 비밀 요원같은 능력치를 갖지 않는다. 주인공 데이비드는 평범한 한 아이의 아버지였으나 자신의 아이를 야구방망이로 때려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다. 5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무도 자신이 아들을 죽이지 않았다는 말을 믿어주지 않는 것에 더 상처를 받고 마음을 닫은 채 숨죽이며 살고 있다. 모든 증거(침대에 심하게 훼손된 아이의 시신과 그 DNA, 살해 도구인 야구방망이를 묻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자 증언)이 그를 살인자로 몰았고 친 아버지와 그의 오랜 친구조차 야경증을 앓고 있는 자신의 아들이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했기 때문.. 2026. 7. 8.
우리는 왜 아름다움을 지우려 하는가: 〈더 뷰티〉(디즈니+, 2026)와 포르니 포르스트 (The Beauty)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 장르: SF, 디스토피아 스릴러 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바이러스처럼 전파하는 '더 뷰티'가 지배하는 세상을 그린다. 감염되면 누구나 완벽한 외모를 갖게 되지만, 그 대가로 생명은 불안정해지고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평생 비용을 치러야 한다. 이 세계에서 아름다움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선 생존의 기준이자, 견고한 권력이 된다. 욕망이 설계한 디스토피아 어쩌면 허무맹랑해보이는 설정이나 선정적인 장면으로 관심을 끌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는 단순히 미래 기술을 나열하는 SF가 아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수용해 온 '미(美)의 기준'을 정면으로 묻는 작품이다. 더 젊고, 더 매끈하며, 결점 하나 없는 상태를 향한 인간의 집착이 극단으로 치달았을 때 어떤 괴물이 탄생.. 2026. 3. 18.
자존감의 두 얼굴: 〈아이 필 프리티〉와 〈파반느〉가 보여준 반짝임 영화 속에는 유독 잔상이 길게 남는 여자들이 있다. 객관적인 미의 기준으로는 '글쎄?' 싶다가도, 어느 순간 화면을 뚫고 나오는 광채에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이들이다. 그 빛의 정체는 이목구비의 조화가 아니라, 자신을 대하는 '태도'라는 필터에서 나온다. 자존감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났지만 전혀 다른 꽃을 피운 두 영화, 〈아이 필 프리티〉와 〈파반느〉를 통해 그 반짝임의 정체를 생각해본다. 르네의 근거 있는 착각 〈아이 필 프리티〉 먼저 〈아이 필 프리티〉의 르네는 외모 지상주의의 문턱에서 매일같이 '좌절'을 수집하던 평범한 여성이다. 그러다 스피닝 기구에서 굴러떨어지는 황당한사고를 겪은 뒤, 거울 속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변했다는 거대한 착각에 빠진다. 사실 변한 건 0.1mm도 없지만, .. 2026. 3. 6.
레이디 두아, 나는 스스로 만들지만 내게 주어진 재료는 정해져 있다. 배운것이 도둑질이라고 사람들은 자기가 오래 속해있던 바운더리 안에 있을 때 존재감을 느낀다. 사람은 스스로 자기 증명을 위해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군가가 자기를 알아봐주고 인정해준다면 그들의 신의를 계속 받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한계도 느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의 능력을 계발하고 더욱 나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보람도 느낀다. 그것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자 이 세상에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된다. 이 인정욕구라는 것이 자기 처지와 비교할 때 너무나 극단적으로 다른 곳이라면 차라리 포기하는 편이 나을 지도 모른다. 운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사람은 자기 능력 밖의 수준에서 무시와 부당한 처우를 받았을 경우 제대로된 대처를 할 수 없다. 폭발한 감정과 비이성적.. 2026. 3. 6.
파반느, 그가 기다릴 까봐 한달음에 달려갈 만큼의 사랑 해봤니? 대개 로맨스 영화라면 아름다운 남녀 주인공의 애닳는 클로즈업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파반느의 주인공들은 정말 현실 찌질했던 우리의 예전 그 모습을 하고 있는 듯 하다.본래 키크고 잘생긴 문상민 배우(경록역)를 데려다가 덥수룩한 머리에 피부 결도 푸석하게 표현하고 옷차림도 디자인이나 색상 고려 없이 되는대로 입혀놓았다. 직전 출연작인 에서의 대군의 멀끔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다. 세상에 주눅 들었고 가진 것 없고 행복보다는 뭘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사는 그런 청년의 모습이다. 여주인공 고아성 배우(미정역)는 더 가관이다. 나름 백화점 정규직으로 수석으로 입사했음에도 점점 지하 창고로 밀려났다. 특유의 음침함, 소심함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밀려난 것이다. 그저 주어진 일을 그림자.. 2026.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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