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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해석300

〈기술을 가진 아이〉 02. 시간과 공간 시공간이 느슨해진 세계에서, 아이의 선택은 어디로 향하는가도라에몽의 세계에서 시간과 공간은 더 이상 아이의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다. 분홍색 문 하나를 열면 지구 반대편의 장소에 닿고 책상 서랍을 통과하면 아득한 과거와 미지의 미래가 현재로 이어진다. 몸의 크기마저 빛 한 줄기로 자유로이 바꿀 수 있으며 펌프질 몇 번으로 익숙한 골목을 심해의 풍경으로 덮어씌우는 일도 가능하다. 이 세계에서 시공간은 노력 끝에 도달해야 할 물리적 목표가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간편하게 호출되는 선택지로 주어진다. 그러나 이 장에서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기술의 기발함이나 이동의 편리함 그 자체가 아니다.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환경이 아이가 내리는 선택의 무게를 어떻게 바꾸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결국 .. 2025. 12. 16.
〈기술을 가진 아이〉 01. 도라에몽의 세계에서, 기술의 실패는 무엇을 남기는가 도라에몽의 세계에서, 기술의 실패는 무엇을 남기는가도라에몽은 우연히 나타난 로봇이 아니다. 그는 22세기에서 파견되었다. 이미 실패로 굳어버린 미래를 바꾸기 위해, 아직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아이의 곁으로 보내졌다. 이 설정은 도라에몽 이야기의 가장 깊은 바탕에 놓여 있지만, 이야기 속에서는 좀처럼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매 화 반복되는 일상과 소동, 그리고 늘 제자리로 돌아오는 결말을 통해 이 세계관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도라에몽은 처음부터 기술의 위력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이 만화는 “만약 이런 기술이 가능하다면?”이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어디든 갈 수 있다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무엇이든 꺼낼 수 있다면 아이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 질문.. 2025. 12. 15.
<도라에몽은 왜 늘 실패하는 기술을 꺼냈을까> 00. 기술을 가진 아이 앞에서, 우리는 어떤 어른이었을까 이 질문을 다시 꺼내게 된 이유최근 백남준 작가의 K-456관련 강연을 하면서 관객석에서 미래의 아이들에게 AI로봇 등의 기술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들었다. 그에 대해 이런저런 답변을 하면서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한 질문을 가져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몇 번이나 멈췄다. 도라에몽을 다시 읽는 일이 과연 지금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이미 수없이 소비된 이야기를 또 꺼내는 건 아닐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 질문을 내가 던질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기술을 낯설어하지 않는다. 질문이 떠오르면 AI에게 묻고, 답을 받아 적고, 이미지를 만들고, 추천된 선택지를 고른다. 기술은 아이들보다 빠르게 진화했고.. 2025. 12. 14.
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커리어우먼 엄마에게 무엇이 다를까? 강원국 『대통령의 글쓰기』, 커리어우먼 엄마에게 무엇이 다를까?엄마이면서 커리어우먼으로 살아가는 것은 매일이 균형의 연속이다. 업무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말과 글을 효과적으로 다룰 줄 알아야 하고, 가정에서는 아이와 배우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흔히 글쓰기와 말하기에 대한 책들은 기교나 기술적인 부분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지만, 강원국의 『대통령의 글쓰기』는 그와는 다른 접근법을 제시한다. 1. ‘잘 쓰는 법’이 아니라 ‘왜 쓰는지’를 묻는다기존의 글쓰기 책들은 문장을 매끄럽게 다듬거나 설득력 있는 글을 쓰는 법을 가르친다. 하지만 강원국은 ‘글을 쓰는 이유’부터 고민하게 만든다. 대통령 연설문을 작성하며 배운 핵심은, 글이란 결국 ‘전하고 싶은 진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2025. 3. 13.
[책 리뷰]『소녀들의 심리학』, 초등학생 딸 친구 관계 풀어내기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어렵고 고민되는 순간 중 하나는 아이가 또래 친구 관계에서 힘들어할 때이다. 새학기를 맞아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면서 아이들은 친구 문제로 은근히 속앓이를 하게 되기도 한다. 지난해 친하게 지내고 싶은 무리의 아이들과 친해지지 못해 친구 문제로 속상해하는 딸과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성장하던 것이 생각났다. 특히 여자 아이들과 남자 아이들의 친구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조금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엄마, 부모로서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고민하는 딸아이를 가진 엄마에게 레이철 시먼스의 『소녀들의 심리학』이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시대가 달라지고 있다. 점차 여자아이들과 남자 아이들을 길러내는 환경에서 성역할에 대한 기대를 주입하지 않는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 책.. 2025. 3. 12.
[책추천] 그림책 생각놀이, 잔소리 대신 책 놀이로 경험하는 삶의 지혜쌓기 아이에게 잔소리 파티를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지금 내 목소리가 아이에게 들리고 있을까?'경직되고 수직적인 관계를 드러내고 나의 이 근엄한 표정과 날선 목소리와 단어들이 만드는 분위기에 압도되어 들리지 않는 말의 뜻을 애써 알아듣는 척 수긍하는 척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그날 아이는 여러번 주의를 주었던 것에 대해 또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 엄마로서 이번만큼은 똑똑히 알려주겠노라 마음먹은 터였다. 어쩌면 나의 조언,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아이의 무심함과 무례함에 화가 났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름대로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잘못이 왜 잘못인지를 알려주고자 하였다. 비슷한 이런저런 사례를 언급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입장이었을 경우 생각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알려주.. 2025. 3. 8.
[책리뷰] 《어떻게 능력을 보여줄 것인가》 – 실력보다 중요한 '보여주는 능력' 키우기 성공하려면 실력보다 '보여주는 능력'이 필요하다?아마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라면 직간접적으로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일은 내가 더 많이하고 더 성과를 내고 있는데, 저 사람은 위 사람들의 눈에 더 잘 보여서 잘 나가는 것 꼴불견이야!' 우리는 종종 "진짜 실력이 있으면 언젠가 인정받겠지"하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효과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를 평가하는 사람들이 나의 성과나 실력을 인내심을 가지고 면밀히 관찰해서 알아봐주기 힘들다.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스테판 페르스텐버그와 헤르만 쉐러의 책 《어떻게 능력을 보여줄 것인가 (Überzeugt!)》은 .. 2025. 2. 20.
[책리뷰] 위대한 12주, 작심삼일러에게 필요한 계획 반드시 실천하는 방법 습관은 원대한 포부를 실현시키는 반복적인 작은 실천이다.우리의 하루는 알게 모르게 나의 습관으로 채워진다. 좋은 습관은 의도적으로 설계한 각자의 루틴을 통해 구체화된다. 이를테면, 운동하는 습관은 점심,저녁식사 후 두번에 나누어 하루 만보 이상을 걷는 것이라거나 외모관리 습관은 매달 염색, 피부관리,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차림 평가를 몇 회 이상의 주기적인 관리 계획으로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나의 시간을 가치있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다. 나의 시간이 가치있게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내가 살아가는 목적이나 방향이나 취향이 무엇인지, 내가 처한 지금의 환경은 무엇인지,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내가 살아가는 목적이 무엇.. 2024.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