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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에 살다

by feelosophy 2013.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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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는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은수역을 맡았습니다. 소설보다 드라마 속 그녀를 통해 만난 은수는 그녀의 행동과 외모로 은수를 만나게 했어요. 그 당시에는 그녀와 친구들이 겪는 이야기가 그다지 실감나지 않았습니다. 그 시절 내가 삼십대도 아니었거니와 남자친구도 있었고 다른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저 먼나라 이야기였을 뿐이었습니다. 물론 달달한 어린 남자친구 역할의 지현우도 멋있었고, 뭐 하나 빠질 것 없이 잘나가지만 뭔가 미스테리한 애인역의 이선균도 괜찮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6-7년이 지난 이제서야 이 책을 붙들어 놓지 않고 읽은 이유는 지금 내가 바로 은수가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나이도 그리고 늘상 하는 고민거리도 한두차례 지나간 사랑에 대한 추억까지도 요즘 한국여자들이 겪는 성장통같은게 꼭 있나싶은 정도입니다. 물론 그 시대의 유행을 고스란히 담아 마치 지금은 옛날 사진 한장 꺼내 읽는 느낌에 향수까지 불러일으키고 보니, 딴에는 최신 유행을 총 망라한 엣지있는 소설이었을지언정 지금은참 촌스럽게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의 심리적으로 어정쩡함을 느끽 있는 삼십대 미혼녀들의 촌스러운(그럴때가 가끔은 있는)모습과도 잘 매치가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가을부터 한창 복고에 힘이 들어가 있어서 어느것에든 복고가 스미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였어요. 문화예술, 연예분야 뿐만 아니라 경제나 정치 등에도 그러한 유행이 휩쓸었습니다. 예전 노래를 리메이크하고 예전시대의 지도자를 그리워하고 예전의 유행을 꺼내어 되살려 보기도 하는 등.

 

현재가 힘들고 미래가 불안할 수록 과거에 집착하게 된다고 합니다. 어쩌면 사회가 점점 나이 들어감에 따라 미래보다 이미 겪어낸 과거에 애착을 느끼게 되는 것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도리켜 보건데 그들이 겪어낸 노래며 소설이며 정치사회적인 사건들이 좋은 것은 취하되 나쁜것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를 단단하게 해준다면 지금 여기에서의 복고는 충분히 최신이 되고 미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달콤 쌉싸름한, 포기할 수 없고 선택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벽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살아지고 또 살아낸 경력 빵빵하고 농염한 매력을 발산하는 멋진 30대 미혼녀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제발 우리에겐 이 도시가 달콤하고 또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나의 도시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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