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때 놓친 책입니다. 논문쓸 때 미리 봤다면 좀 덜 돌아왔을듯도 싶은 그런 책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두껍지도 않고, 그렇다고 최신 책도 아니지만. 책을 접하고는 지금 이때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상품들에 대한 그 마케팅을 논하는 책으로 몇몇 책들 중에 손에 꼽을만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들을 하는 것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하나하나 정리하고(일본사람들은 그런 것에 좀 특기가 있는 듯합니다.) 앞으로 새로운 마케팅을 실천할 때 참고할 만한 것들을 많이 제시해주었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고 그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될 수 있으면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그 것때문에 마케터에게는 현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과 감각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두글자로 줄이면 '직관'이겠지요. 다른 말로는 인사이트라고 말이죠.
깔끔한 디자인의 책입니다. 하드커버에 얇은 책. 하지만 그 속의 인사이트는 무겁습니다.
'모노가타리'는 우리나라말로는 '내러티브'라고 해석이 되곤 하는 단어라고 합니다. 이야기를 나타내는 모노와 들려주기를 나타내는 가타리가 만나서 만들어진 단어지요. 주로 내러티브는 소설의 이야기하기를 연구한 것인데, 이야기를 구성하는 인물, 사건, 배경이 되는 것을 플롯으로 화자가 의도한 대로 극적 흥미를끌기 위해 만들어 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들어, 소설과 같은 출판물 이외에 연극, 영화 등과 같이 영상이 주가 되거나 게임 등과 같이 상호작용성까지 가미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등장하면서 내러티브라는 단어보다 '스토리텔링'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면, 모노가타리형 상품이란 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다양한 상품들이라고 할 수 있고 그 대부분은 우리가 문화콘텐츠 상품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들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콘텐츠 마케팅>이기는 하지만, 정보나 교육 등을 1차적으로 다룬 것들에 대한 내용은 줄이고 주로 서사를 가진 상품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기에 문화콘텐츠 상품 마케팅 이라고 받아들여도 될 듯 합니다.
웹의 발달로 사람들은 앉은 자리에서 '엉뚱한 곳'의 '지금'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일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새로운 미디어의 발달 때문이겠죠. 새로운 미디어의 '침식'을 탄시하는 것인가 . 그 '활용'을 모색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로 이책은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섭니다.
사실 책이라고 하면, 종이로 되고 적당히 손에 들어오는 크기의 두툼한 물건을 떠올렸지만, 이제는 전자책이라며 얇은 전자기기 속에 비트화 된 활자들로 지식을 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뉴미디어의 경계를 어디서 부터 어떻게 정해야 할 지에 대한 것도 머리를 썪이고 있는 건 아닌지 싶습니다.
브로드 밴드 시대는 생각지 못했던 것에서 히트칠 가능성이 있다고하면서 보이는 라디오, 음악 송신, 라이브 벨소리, 전자출판 파피루스의 예를 들며 최신의 미디어 현상을 예견하고 있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이 책이 나오던 때가 2004년이었는데, 그들(아라이 노리코, 후쿠다 토시히코, 야마카와 사토루)이 이야기 하는 것들의 대부분이 현재 이루어 지고 있는 일들 이니까요.
시기적으로 우리나라의 문화콘텐츠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여기도록 만든 건, 일본보다 콘텐츠시장이 작고 그래서 그들이 5년 쯤 전에 고민했던 것을 우리는 지금쯤 고민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게다가 일본은 스스로 만든 콘텐츠를 우리보다 큰 시장인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울고 웃게 만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성공은 일본의 전통성을 드러내면서도 세계가 공유할만한 가치를 나타낼 수 있음을 알게 해주었고, 다양한 캐릭터 시장의 승승장구는 짱구와 도라에몽을 오랜 시간 아이들의 친구로 지내도록 만들었죠. 우스개 소리로 프랑스에서 일본인은 명품 매장에 줄을 서고 프랑스 아이들은 일본 캐릭터 상품 가게에 줄을 선다는 말이 있었죠.
한류라는 말도 언급이 되는데, 드라마를 통한 한류에서 요즘 K팝이라는 말로 통하는 음악이 주도하는 제 2의 한류가 떠오른 것도 이 책을 다시 보도록 만듭니다. 다시한번 한국의 문화와 그 상품들에 대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니까요.
사람의 머리속에 들어가 있는 다양한 기재들 중에 추억과 감각에 관한 것이 강력해서, 이성적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을 일삼케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만드는 상품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러한 문화콘텐츠 상품이 아닐까요.
이 책에서도 그 무형성과 담긴 미디어의 특성에 큰 영향을 받는 사실, 또한 객관적인 가치 평가가 어렵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나열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형성, 가치평가의 불분명성을 넘어설 수 있는 브랜드로 접근하는 마케팅 전략인 것입니다.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성을 염두한 프로젝트가 되는 것이죠. 콘텐츠와 브랜드와의 관계나 프로모션, 인기있는 콘텐츠의 흥행 이유가 무엇인지 고찰하고자 합니다.
주로 콘텐츠는 모노가타리 즉 내러티브에 자기를 투영할 수 있고 그 안에 명확한 결핍동기 혹은 과잉동기가 있어서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영화 혹은 드라마를 보고 내 일인 것 처럼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가자라고 믿게 되는 것이죠. 어쩌면 정 반대로 생활 문화에 정체가 있다고 느끼고 사회적인 모순이 잠재하고 있다면 콘텐츠에 의해 가치관을 전환하게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렇게 살아가야지. 하게 만드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내러티브, 서사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마케팅을 위한 기본 원칙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명확한 이미지를 만들어 나아가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매력적인 개성으로 시시때때로 변화, 진화해 나갈 수 있도록 브랜드로서 문화콘텐츠를 마케팅해야 한다는 것이 더욱 명확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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