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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문화 브랜드 리뷰/tv 방송 리뷰

비로소 드라마 리뷰: 〈키스는 괜히 해서!〉 거짓으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나는, 전형성을 가장 잘 활용한 로코

by feelosophy 2025.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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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데 왜 이렇게 재밌지?

〈키스는 괜히 해서!〉는 전형적 로코 틀을 아주 영리하게 사용한다. 캔디형 여주, 능력치 만렙 남주, 갑작스러운 키스, 오해와 비밀… 이 조합은 ‘뻔함’이 아니라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다. 여기에 배우들의 케미가 들어가면, 전형성은 단점이 아니라 맛있게 소비되는 로코 관습으로 바뀐다.

옆자리 케미가 살아 움직인다. 안은진의 현실 캔디성 + 장기용의 츤데레 팀장 결합은 전통적인 로코 감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두 배우의 외모부터 오글거리는 로코드라마에 개연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두 배우의 눈빛·호흡·미묘한 타이밍들이 설렘을 자연스럽게 만든다. 

드라마 정보

장르: 로맨틱 코미디
편성: SBS 수목드라마첫 방송: 2025년 11월 12일
출연: 장기용(공지혁), 안은진(고다림), 김무준(김선우)
키워드: 위장취업, 첫 만남 키스, 오피스 로맨스, 성장로코

 

 

게다가 같은 SBS 로코 라인업과 결이 맞다. 최근 SBS 금토 드라마 <우주 메리미>와 결을 이어간다고 볼 수 있다. <우주 메리미>에서 두 주인공이 우연한 사정으로 위장 부부가 되어가는 관계 로맨스를 보였다면, <키스는 괜히 해서!>는 정반대로 여자 주인공의 생계를 위한 ‘유부녀 행세’에서 운명적 사랑에 제동이 걸리며 원치 않은 갈등이 핵심이다.

둘 다 ‘위장에서 시작되는 관계’라는 재미있는 공통점을 갖지만, <우주 메리미>는 부부라는 프레임이에 두 주연의 어릴적부터 이어진 서사가 이야기의 핵심이라면, 이 작품은 위장취업 + 유부녀 설정이라는 비대칭 관계가 중심이라 갈등의 결이 다르고 더 현실적·직장 기반의 텐션이 살아있다.

이번주 시작한 1,2화는 만남의 도입부로 다음주 부터 본격 전개가 이뤄질 예정이다. 지금까지 1·2화에서는 <키스는 괜히해서>라는 제목을 각인시키기라도 하듯 두 사람은 눈이 마주치면 키스를 하는통에 가족들과의 시청이 민망하게 할 정도였다. 두 사람의 운명적인 키스는 제주라는 일상을 벗어난 공간에서의 하룻밤의 꿈처럼 일어나버렸다. 그러나 현실로 복귀한 두 사람은 제주에서처럼 자기의 감정에 충실할 여력이 없다. 3화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비밀이 얽히고 감정이 흔들리는 스토리가 시작될 예정이라 초반부터 템포감 있게 빠져들 수 있다.

 

<나의 완벽한 비서>와 닮은 ‘혐관로코 + 오피스로코’의 텐션

공식적으로 사랑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의 ‘서로 좋아하는 걸 들키기 싫어하는 옥신각신 텐션’은  <나의 완벽한 비서>의 결을 닮았다. '나 좋아해? 아니거든?, 너 왜 신경쓰이지? 모르겠거든?, 그런데 자꾸 눈에 밟히잖아.' 처럼 부정기를 거치는 것이다.  

이런 소위 ‘혐관 로맨스(티키타카 로맨스)’ 감성이 오피스라는 공간에서 폭발하면서, 설렘과 긴장감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설렘과 성장의 감정선을 가볍게, 그러나 의미 있게

이 드라마의 핵심은 공식 소개 문장이 가장 잘 말해준다. 

이 이야기는 세상의 가장자리에서 방황하던 남녀가
생업전선의 한가운데에서 만나
성취의 기쁨과 책임의 가치를 깨달아 가는 성장기이자,
거짓과 오해로 시작되어
진실과 사랑으로 끝나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이다.

 

 

비로소 관점에서 보면, 이 문장 속 “성취의 기쁨과 책임의 가치”라는 말이 특히 인상 깊다.

고다림의 위장취업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살아남고 싶었다"는 절박함의 결과다. 공지혁은 감정적으로는 서툴지만 자신의 책임감과 완벽주의를 무기로 살아온 사람이다. 둘은 처음엔 거짓과 오해로 얽히지만, 그 과정 속에서 각자가 쌓아온 일·생계·인간관계·자기감정의 무게를 하나둘 내려놓는다.

그리고 결국 ‘진실로 연결되는 사랑’을 발견한다.

이건 우리가 매일 겪는 감정의 여정과 비슷하다. 복잡한 책임과 현실 속에서, 잠깐 흔들리고 설레고 웃을 수 있는 그 감정이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봐야 하는 이유를 다시 정리해보면, SBS 로코 라인업과 결을 이루는 위장관계 로맨스의 재미, 첫 만남부터 키스로 시작되는 폭발적 도입부유부녀 연기라는 설정이 만드는 현실적 긴장감 + 코믹함, <나의 완벽한 비서> 스타일의 티키타카·혐관로코 텐션가볍게 즐기면서도 감정선의 여운이 있는 전형성의 미학 이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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