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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미술이 영화의 절반

by feelosophy 2016.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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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미술이 영화의 절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고, 형을 형이라 부를 수 없는 기구한 인생의 홍길동은 율도국을 만들고 시정잡배를 자처하며 어려운 백성을 위해 탐관오리를 처단하고 금은보화를 나누어주는 영웅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저 이름만 빌려온 것 같은 탐정이 된 홍길동은 위의 소설에 등장하는 홍길동의 모티브를 어느정도 활용을 하고는 있습니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집단의 수장의 아들이지만 아들로 나서지 못하고 배다른 형인 김성균과 맞서야 하는 이제훈의 운명은 특출난 탐정 실력으로 현대를 우울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설정으로 탈바꿈 합니다.

 

 80년대쯤 되는 시대적 배경에 지금보다 미세먼지며 황사가 많을 법한 황량한 마을을 묘사하면서, 배우들의 연기나 대사도 뭔가 자연스럽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라면 매력입니다. 조성희 감독의 전작인 <늑대 소년>의 공간, 판타지성을 떠올린다거나 미술감독 장근영의 전작인 <아라한 장풍대작전>이나 <중천>에서의 몽환적 이미지가 잘 어울어진 작품이죠.

 

 

 

 문어체의 대사와 익숙하지 않은 이미지 속에서 어릴 적 원수의 복수를 갚겠다는 홍길동의 단순한 행보가 크게 어필을 하지는 못한 듯 하지만, 극장에서보다 두고두고 영화를 곱씹어 볼 수 있는 요소가 많이 배치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B급의 감성을 지녔고 이래저래 숨겨진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자꾸 궁금하게 되고 말순이의 깨는 연기로 각성이 되던 이 영화가 지루했던 러닝타임을 오히려 자꾸 일상에서 떠올리게 되는 중독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의 절반이 미술이었다면 나머지 절반은 '뭐지?'하고 되물어 자꾸 떠올리게 되는 각성의 잔상쯤은 아닐가 싶네요.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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