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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박명수 어록에 열광하는가

by feelosophy 2023.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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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명수가 최근 또 어록을 하나 만들었단다. 원래는 프로게이머 팀이 했던 말이라고 전해지는데 카타르 월드컵의 극적인 16강 진출에서 더 유명해진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을 비튼 말이다. 박명수는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이미 박명수는 어록으로 정리할만큼 많은 말이 화재가 된 적이 있다. 예를 들면,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일찍일어나는 새가 피곤하다', '엉망으로 살아야해 인생은 한번인다.', '감사의 표시는 돈으로 하라', '지금 공부안하면 더울때 더운데서 일하고 추울때 추운데서 일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 등이다. 

대부분 기존 자기계발서에서 볼 것 같은 건전하고 진취적인 구호를 비튼 것들이다. 그래서 이말을 듣는 사람들은 뭔가 묘한 카타르시스같은 것을 느낀다. 

박명수는 버럭 캐릭터를 가지면서 속시원히 하고 싶은 말 소신있게 하는 것으로 이미지가 잘 만들어져있다. 적당히 이슈가 될 발언을 라디오에서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있고, 다른 연예인들과도 모두 두루두루는 아니더라도 평판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속물처럼 자기 손해보는 일 안할 것 같고, 착한척 고상한척 하는 거 딱 싫어하는 성격이지만 알게모르게 좋은 일들도 하고 봉사도 한다고 알려져서 그런지 은근히 꼰대라도 이런 어른이 있어서 조금 속시원하달까 대리만족이 된달까 싶은 그런 캐릭터다. 

게다가 사회생활 조금 해본 사람들이라면 잘 맞지 않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힘들었던 경험이 있을텐데 연차가 적으면 적은대로 연차가 쌓였다면 쌓인대로 공감할 부분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먼저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라는 말은 쉽게 보이고 착하게 보이기만 하면 사람들은 호의를 호이로 안다며 호구처럼 비춰질 수있다는 자기 암시가 서려있다. 강강약약까지는 아니라도 사회생활 하면서 굳이 내가 을의 입장이 아님에도 너무 저자세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자칫 자신감이 없어보일 수 있으니 당당하고 소신있는 행동과 톤을 가지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상대방이 무례하면 곱게 받을 것이 아니라 적당히 튕겨내는 스킬이 필요한 것.

'일찍 일어나는 새가 피곤하다'라는 말도 일견 공감할만 하다. 몇년전만해도 아침형 인간이라는 말이 유행인 적이 있다. 그러다가 저녁형 인간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고 사람들에 따라 자기 리듬에 맞춰 효율이 높게 일하고 휴식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시간 활용법이라는 것으로 정리가 된듯(?)하다. 누군가는 일찍일어난 벌레는 새에게 잡아먹힌다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도 하지 않았던가. 이 말은 무작정 부지런하기만한, 성실함을 강요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자기 스타일과 컨디션에 맞춘 적당한 시간을 스스로 설정하고 그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고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엉망으로 살아야 해! 인생은 한 번이야!' 다소 이 말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은데, 인생 한번 사는거 하고 싶은 것 다해보라는 말과 상통한다. 한번뿐인 인생이니 귀하게 시간을 보내야 하겠지만 아끼다 똥된다는 말처럼 무엇인가 고민만 하고 계획만 세우고 신중하기보다는 일단 행동으로 옮겨보고 안되면 안되는구나. 왜 안되었지? 다음에는 이렇게 해보자라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게 인생이 아닌가 한다. 성향에 따라 누군가는 지금 당장의 이익이 중요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 있을테니 엉망이라는 말은 사회적으로 바닥이 된다는 말이라기 보다는 자기 성향을 극복하고 좀 더 과감하고 틀을 깨부술만큼의 도전이 필요하다는 말로 해석하고 싶다. 

 

'감사의 표시는 돈으로 하라' 이 말은 내가 속물이 되었는지는 몰라도 공감이 되는 말이다. 마음을 담아 행동하는 것도 눈에 보이지만 중요한 때에 마음을 표시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정해진 룰의 금액을 넘어 표현하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정말 고마운 동기의 아이의 돌소식에 돌반지를 보내고, 은사님의 자녀분 결혼식에 축의금을 조금 더 보태고, 절친의 결혼에 필요한 살림살이를 준비하는 것은 모두 마음이 먼저 동해야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들이기도 하다. 직접 찾아뵙지 못할지라도 마음을 보내는 것에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직접 찾아가서 마음을 표현하고 기쁨과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진정성이 있다면 상대방은 정말 감동할 것이다. 

 

'지금 공부 안하면 더울 때 더운데서 일하고 추울 때 추운데서 일한다' 공부가 먹고 사는 것과 관련있다는 명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공부 순으로 줄세우기 판검사 의사 등등이 되는 현실에서 더울 때 에어컨 빵빵하고 추울 때 히터 빵빵한 근무 환경이 엘리트들의 업무환경일테니 일반적으로는 맞는 말이다. 실외에서 계절에 따라 더위, 추위와 씨름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분들을 공부 안해서 고생한다고 폄하하는 것은 약간 빗겨간 해석이고 공부할 때 공부하면 더울 때 덥지 않을 수 있고 추울 때 춥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시기에 맞게 최선을 다할 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말로 해석하고 싶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너무 늦었다.' 이말이 참 공감되는 것이 뭐냐면, 사람들은 하지 않고 미루면서 늦어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데드라인이 있고 대충 얼마만큼의 리소스가 필요한지 역산하면 최소한 언제부터는 그 일을 해야 할지 본능으로 알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은 그 일을 잘 하지 못하는 사람이고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일텐데 그렇다면 더 문제가 되는 것이, 그런 사람들이라면 애초에 시간을 미루면 안되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전속으로 달려서 준비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미루다가 이지경까지 와서 늦었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면 정말 늦은 것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달려도 늦을 때가 있는데 말이다. 이 말은 늦었다고 생각이 들지 않도록 애초에 미리 할만큼 일을 해두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 늦었다고 납득하는 순간 이미 일은 엎어진 것이다. 그 때서야 해봤자 중간도 못하지. 

 

마지막으로 이 말과 반대의미의 최근 어록인 '중요한 것은 꺾였는데도 그냥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보자면 참으로 사회인들에게 위안이 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세상 일이라는 게 혼자만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서 내가 자초한 일이 아닌 경우에 안타까운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가끔은 나라면 이렇게까지는 안되었을 것이라고 한탄하게 되는데 이게 못난 선임, 상관만의 문제만이겠는가. 나의 무능이나 상관의 무능일 수도 있지만 시스템의 문제일 수도 있고 외부적인 이슈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일이 어그러졌다고 해서 자포자기하거나 자학할 필요가 없다. 이미 엎어진 일은 관리자가 책임 질 문제이고 일단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무언가를 이어 나가는 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수습이되기도 하고, 능력 없는 상관이 잘려 나가서 일을 좀 더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러니 지금 당장의 일이 잘못되었다고 세상 끝난 것처럼 손을 모두 놓아두지는 말자. 중요한 것은 껶였지만 계속해서 내 삶을 꾸려나가려는 자세에 있다. 그런 친구들이 롱런하고 결국에는 성과도 많이 가져가고 보람을 갖게 될 것이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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