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펜스, 범죄 수사물은 긴장감을 가지고 시청자를 줘락펴야 하는 까닭에 연기자의 힘이 중요하다. 표정이나 행동, 목소리 톤에서 연출자와 시청자 사이의 눈치게임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장르에는 연기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발음의 문제는 억양과 호흡으로 커버가 되는 이민기의 딕션이나 다소 하이톤이지만 조곤조곤한 이유영의 목소리는 과하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초조하거나 답답하거나 어리둥절하거나 시청에 필요한 감정을 이끌어 내는데 충분했다고 본다.

그 외 다른 출연자들의 연기도 몰입을 이끌어 내기 충분했다.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라 보는 동안 아군인지 적군인지 주요인물인지 스쳐가는 인물인지 알 수 없을 모호함을 가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캐릭터마다 개성을 뽐내며 자기 스토리를 얹어 그들의 선택의 맥락을 만들어 엮어 둔 점이 완성도를 높인 이유라고 생각했다. 온주완은 초반 비중이 적었지만 그래도 알려진 배우라서 후반 비중을 대충 예상했고, 서현우의 경우 최근 '악의 꽃'의 모습과는 사뭇다른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주요 인물 대부분 각자 가지고 있는 아픔이나 과오나 두려움에 의해 점점 파국으로 치닫는 선택들의 연속이 가슴아프면서도 드라마 말미에 그것을 뒤집어 내는 결론에 안도의 박수를 쳤다.

거대 기업의 권력과 그에 엮인 정치, 검경의 압박이라는 뻔한 대립에서 힘없지만 정의로운 형사는 자기 개인적인 어린날의 상실의 아픔을 대신 치유하려는듯 혈안이 되어 뛰어 다닌다. 한고비 한고비 넘을 수록 미궁이 커지다가 마침내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 반전이 펼쳐지면서 클라이막스에 다다른다. 16부작 중 과학수사, 현장조사, 증거확보, 심문, 추적, 액션션 등 다소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장면을 포함하여 볼거리가 풍부하다.  

아마 이 드라마를 정주행 하고 난다면, 배우 이준혁이 회상씬이나 누군가에의해 감시당하거나 묶여있거나 붕대를 감은채 기절한 모습만으로도 그 특별출연이 특별하게 남았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견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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