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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문화 브랜드 리뷰/tv 방송 리뷰

드라마 팬트하우스 속 우리의 욕망

by feelosophy 2021.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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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랜만이다. 시청률 30프로가 넘은 드라마 말이다. 주말 드라마도 아니고 평일 월화 드라마다. 워낙 다양한 채널로 드라마도 보고싶을 때 보는 트랜드라 본방사수 개념이 없어져서 10프로만 넘어도 대박 드라마라고 하는 요즘인데 시청률이 무려 20프로는 우습고 30프로를 넘나드는 화제의 드라마다보니 이건 보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아 내용을 대충 다 알게 되는 것 같다. 주역 배우들의 소름끼치는 연기 짤이나 황당한 상황 연출, 생각하지도 못한 반전으로 내가 부끄러워지는 당혹감까지! 매주 이슈를 경신하면서 드라마 인지도, 시청률 모두 장악한 드라마가 바로 팬트하우스다. 막장이라고 조소하면서도 계속 챙겨보게 된다는 마성의 김순옥 작가의 드라마라는 점을 본다면 평범함이나 개연성 혹은 핍진성이라는 말의 범위가 넓어지고 관대해지는 것 같다. 

종영하기도 전부터 시즌제를 알렸고 텀을 길게 가지지 않고 거의 바로 이어서 시즌 2,3을 진행한다는 뉴스를 보면서 지금 보이고 있는 극단의 연출이 이제 막 시작이라며 더욱 바짝 긴장하며 지켜보게 만든다. 사람들이 이렇게 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설국열차의 앞칸과 마지막칸으로 구별되되었던 계급이 직설적이게도 계급의 그 지위가 높을 수록 고층에 산다는 설정이 선정적이기까지 하다. 표면적으로는 으리으리한 상류층의 럭셔리한 삶을 구경하는 욕망도 작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하자를 가지고 있고 더럽고 거친 속내를 보면서 부러움을 해소하려는 욕망도 공존한다. 실제로 등장인물 중 이지아가 연기한 심수련을 제외하고는 '오블리스 오블리제'는 발끝 먼지만큼도 안보이는 등장인물들의 악다구니를 볼 수 있다. 

게다가 we all lie~로 유명한 스카이캐슬의 입시지옥 설정이 초반 다뤄지며 스물다섯살이 중학생을 연기하고 중간중간 학원물처럼 흘러가는 듯한 설정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의 부페다운 면모였다. 

가장 눈여겨보게 된 우리의 욕망은 바로 '내가 맞춰줄게'라는 심리에서 나온다. 극을 이끌고 가는 죽음의 범인과 맥락을 시청자들이 추리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죽는다는 설정또한 부검 끝나봐야 아는 것이라며 죽은 캐릭터의 부활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 하거나, 극 초반 심수련의 딸의 죽음과 시즌 1 후반 이지아의 죽음의 범인을 맞히려는 탐정놀이를 하는등의 몰입된 시청자들의 반응을 볼 수 있었다. 심수련과 착하고 정의로운 편인줄만 알았던 오윤희의 흑화 과정을 들어 인물 사진에서 푸른색과 붉은색이 그라데이션 되어 있는 오윤희를 들어 흑화 과정을 예견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에 숨겨진 단서들을 증거처럼 내세우면서 그들의 허무맹랑하지만 김순옥이라서 가능할수도 있는 여러가지 주장을 내세웠는데, 그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극중 유진이 연기했던 오윤희의 트랜드젠더 설이다. (www.chosun.com/entertainments/entertain_photo/2020/12/30/OYQ2G3H24ZYSPFSMCBG2F457IY/

 

‘펜트하우스’ 유진은 남자 트랜스젠더? ‘XY염색체’ 시청자도 혼란

'펜트하우스' 유진이 남자로 태어났지만 여성으로 바뀐 트랜스젠더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DNA를 분석한 결과표에 남자를 뜻하는 'XY'가 표시돼 방송 후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지난 29일

www.chosun.com

친자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지에 오윤희의 염색체가 여성인XX가 아니라 남성의 XY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포스터상 앉아있는 다른 여자배우들과 달리 다른 남자배우들과 함께 서있는 포즈인 오윤희를 근거로 들었으며, 트랜스젠더라는 것이 밝혀져 전남편이 떠났다는 설정, 배로나는 친딸이 아니라 이지아의 진짜 딸일거라는 다양한 떡밥이 생산되기에 이르렀다. 일단 이런 추측은 많은 이들이 김순옥이라면 그럴수도 있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다수 공유되었다가 제작진이 검사지 소품준비의 착오로 생긴 해프닝이라면서 트랜스젠더설을 일축하면서 일단락 되었다. 

주연급인 이지아가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한 부분에서도 많은 말이 있다. 이미 불안한 공간으로 점찍힌 서재에 의심없이 들어가 살해를 당했다기 보기 어렵다는 전제로 이지아는 죽지 않고 죽음을 연기했을 거라는 설과 들어가기 전 후의 착용한 귀걸이가 다르다는 설로 쌍둥이설까지 등장했다. 

news.joins.com/article/23962897

 

'펜트하우스' 이지아 쌍둥이설까지? 시즌2 시나리오에 관심 폭발...

시즌 2를 맞는 '펜트하우스' 관련, 심수련(이지아)의 '쌍둥이 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포착한 시청자들은 '심수련이 쌍둥이가 아니냐'라며 쌍둥이 설을 주장하고 있다. 한편 총 21부작으로 막을

news.joins.com

워낙 응답하라 시리즈나 봉테일의 콘텐츠에서 다양한 단서찾기 놀이에 단련된 시청자들이기에 이번 막장의 막장 드라마에서도 그 실력을 발휘하며 제작진의 소품 디테일과 정교함을 요구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야기가 산으로 가거나 황당한 사건의 연속임에도 연기자들이 신들린 연기로 어디하나 공백없이 끌고 가는 바람에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는 뭐지?라는 물음표로 들어갔다가 몰입하게 된다는 마성의 드라마.

긴장과 몰입을 줘락펴는 기술이 다음 시즌에도 통할지 궁금하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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