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브랜드 연구소 | 비로소1032

〈기술을 가진 아이〉 02-1. 어디로든 문 실패하기 위해 떠나는 기술, 되돌아오기 위해 여는 문도라에몽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 중 하나는 ‘어디로든 문’이다. 문을 열기만 하면 원하는 장소에 즉시 도착한다. 이동은 더 이상 기다림이나 고생의 문제가 아니다. 도라에몽 주제가 속 “저 문을 열어서 가자 너와 손잡고 지금 당장”이라는 가사는 이 도구를 모험의 상징처럼 만든다. 어디로든 문은 도망의 장치라기보다, 불가능해 보이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아이에게 건네는 기술처럼 보인다. 그래서 어디로든 문은 단순히 현재를 회피하기 위한 도구로만 읽히지 않는다. 아이에게 이 문은 지금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자, 다른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위안이다. 당장 해결할 수 없어 보이던 문제도, 공간을 초월하면 어쩌면 풀릴 수 있을 .. 2025. 12. 16.
〈기술을 가진 아이〉 02. 시간과 공간 시공간이 느슨해진 세계에서, 아이의 선택은 어디로 향하는가도라에몽의 세계에서 시간과 공간은 더 이상 아이의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다. 분홍색 문 하나를 열면 지구 반대편의 장소에 닿고 책상 서랍을 통과하면 아득한 과거와 미지의 미래가 현재로 이어진다. 몸의 크기마저 빛 한 줄기로 자유로이 바꿀 수 있으며 펌프질 몇 번으로 익숙한 골목을 심해의 풍경으로 덮어씌우는 일도 가능하다. 이 세계에서 시공간은 노력 끝에 도달해야 할 물리적 목표가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간편하게 호출되는 선택지로 주어진다. 그러나 이 장에서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기술의 기발함이나 이동의 편리함 그 자체가 아니다.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환경이 아이가 내리는 선택의 무게를 어떻게 바꾸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결국 .. 2025. 12. 16.
〈기술을 가진 아이〉 01. 도라에몽의 세계에서, 기술의 실패는 무엇을 남기는가 도라에몽의 세계에서, 기술의 실패는 무엇을 남기는가도라에몽은 우연히 나타난 로봇이 아니다. 그는 22세기에서 파견되었다. 이미 실패로 굳어버린 미래를 바꾸기 위해, 아직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아이의 곁으로 보내졌다. 이 설정은 도라에몽 이야기의 가장 깊은 바탕에 놓여 있지만, 이야기 속에서는 좀처럼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매 화 반복되는 일상과 소동, 그리고 늘 제자리로 돌아오는 결말을 통해 이 세계관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도라에몽은 처음부터 기술의 위력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이 만화는 “만약 이런 기술이 가능하다면?”이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어디든 갈 수 있다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무엇이든 꺼낼 수 있다면 아이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 질문.. 2025. 12. 15.
<도라에몽은 왜 늘 실패하는 기술을 꺼냈을까> 00. 기술을 가진 아이 앞에서, 우리는 어떤 어른이었을까 이 질문을 다시 꺼내게 된 이유최근 백남준 작가의 K-456관련 강연을 하면서 관객석에서 미래의 아이들에게 AI로봇 등의 기술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들었다. 그에 대해 이런저런 답변을 하면서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한 질문을 가져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는 몇 번이나 멈췄다. 도라에몽을 다시 읽는 일이 과연 지금 시대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이미 수없이 소비된 이야기를 또 꺼내는 건 아닐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 질문을 내가 던질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기술을 낯설어하지 않는다. 질문이 떠오르면 AI에게 묻고, 답을 받아 적고, 이미지를 만들고, 추천된 선택지를 고른다. 기술은 아이들보다 빠르게 진화했고.. 2025. 12. 14.
비로소 드라마 리뷰: 〈키스는 괜히 해서!〉 거짓으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나는, 전형성을 가장 잘 활용한 로코 전형적인데 왜 이렇게 재밌지?〈키스는 괜히 해서!〉는 전형적 로코 틀을 아주 영리하게 사용한다. 캔디형 여주, 능력치 만렙 남주, 갑작스러운 키스, 오해와 비밀… 이 조합은 ‘뻔함’이 아니라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다. 여기에 배우들의 케미가 들어가면, 전형성은 단점이 아니라 맛있게 소비되는 로코 관습으로 바뀐다.옆자리 케미가 살아 움직인다. 안은진의 현실 캔디성 + 장기용의 츤데레 팀장 결합은 전통적인 로코 감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두 배우의 외모부터 오글거리는 로코드라마에 개연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두 배우의 눈빛·호흡·미묘한 타이밍들이 설렘을 자연스럽게 만든다. 드라마 정보장르: 로맨틱 코미디편성: SBS 수목드라마첫 방송: 2025년 11월 12일출연: 장기용(공지혁), 안은진(고다림), .. 2025. 11. 14.
비로소 리뷰 〈이로운 사기〉 현실의 X맨, 감정이 다시 작동할 때 이로운 사기>는 감정을 잃은 천재 사기꾼 이로움(천우희) 과 과도한 공감 능력으로 상처받는 변호사 한무영(김동욱)이 손잡고 사회적 악을 향해 복수를 설계하는 이야기다. 겉으로는 범죄 스릴러지만, 결국은 감정이 다시 작동하는 순간, 인간이 회복되는 이야기다. 복수극의 쾌감보다, 인간의 온도가 어떻게 다시 복원되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드라마 정보장르: 범죄, 심리, 휴먼 드라마공개년도: 2023년서비스 OTT: tvN / 넷플릭스총 16부작극본: 한우주연출: 이수현주연: 천우희(이로움), 김동욱(한무영), 윤박(고요한), 박소진(모해정신의학과 원장), 이연(정다정), 유희제(나사), 홍승범(링고) 이로운 사기>는 방영 당시 4~5%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하며, “잔혹하지 않은 복수극”이라는 평을.. 2025. 11. 12.
2025 경기 컬쳐 로드 : AI 로봇오페라 프리뷰 다녀왔습니다 안녕하세요. 비로소 소장 장효진입니다.어제 가족과 함께 연천 전곡선사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12월 11일 예정된 에서 ‘로봇 K-456에 대한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맡게 된 저에게 이번 방문은 단순한 관람 이상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경기컬처로드 프로젝트의 분위기를 미리 느껴보고 싶었고, 권병준 작가가 준비 중인 AI 로봇오페라 프리뷰를 직접 경험하며 다가올 강연의 방향을 가늠해보고 싶었습니다. 기술과 예술, 그리고 시간의 경계에서전곡선사박물관은 선사시대의 흔적 위에 미래 상상력을 덧입힌 듯한 공간이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나보게 된 AI 로봇오페라 프리뷰는 백남준 작가의 ‘기술과 예술, 그리고 인간’이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 들게 했습니다. 공연장에는 사람의 생각과 기계의 움직임이 맞물리며 만들.. 2025. 11. 7.
문화브랜드 연구소 비로소 로고 리뉴얼 안녕하세요. 비로소 소장 장효진입니다. 그동안 사용해 온 비로소 로고를 리뉴얼하고자 합니다. 자유로움과 창조를 기본 정서로 하는 파랑새 모티프를 그대로 이어가되 형태는 부드럽고 유연하게, 단순하게 그려서 어디에나 잘 녹아들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비로소라는 글자도 한글, 영문 모두 사용해왔는데 기존 메인 로고의 한글을 도메인 이름으로도 사용하는 영문 BIROSO를 메인으로 하였습니다. 비로소는 문화브랜드를 연구하고 그 속에서 발견한 것들을 나누며, 그것에서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나가는 다양한 활동을 해 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섬세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차근차근 함께의 힘을 키워 더 좋은 영향력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조금씩 비로소의 아이덴티티가 무엇인지 더 잘 전달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겠.. 2025. 11. 6.
반응형